네이버·카카오 보다 더 주는 곳 수두룩..개발자 몸값 '천정부지'

이용익 2021. 2.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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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단숨에 2000만원 올려
넥슨등 IT업계 잇단 연봉 인상
비개발직군과 형평성 문제도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을 책임지는 판교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바람이 한창이다. 코로나19 수혜를 보며 곳간이 풍족해진 게임사를 필두로 디지털 전환(DX)에 나선 기존 IT 기업까지 '개발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연봉과 각종 복지 혜택 경쟁이 치열하다. 연봉을 얼마나 올려줘야 할지 고민하는 회사, 선택의 폭이 넓어진 개발자, 여기에 더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비(非)개발직군 직원들까지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연봉 인상 바람의 시작은 게임 업계였다.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지난 1일 연봉 체계를 대폭 바꿔 신입사원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적용하고 이미 다니고 있는 현직 직원 연봉도 일괄적으로 800만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넷마블 역시 지난 10일 넥슨과 동일한 수준으로 연봉 인상을 발표했다. 넷마블은 월 10만원 상당 포인트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3N의 나머지 한 축인 엔씨소프트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18일에는 엔씨소프트가 전 직원 연봉을 1000만원 인상한다는 소문이 돌긴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4월께 연봉을 책정하던 예전 사례에 비춰볼 때 추후 연봉 인상이 발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3N 외에 컴투스와 게임빌도 각 직원에게 성과, 역량, 직무 등을 고려해 연봉을 평균 800만원 인상하기로 했고, 급기야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은 25일 개발직군 연봉을 2000만원, 비개발직군 연봉을 1500만원 인상하는 강수를 뒀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이날 사내 소통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를 통해 연봉 인상안을 공개하고 신입사원 대졸 초봉도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에 대해 각각 6000만원, 50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프로젝트 중심'이던 조직 운영 방식에서 '인재 중심'으로 무게를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 말대로 게임사들이 잇따라 연봉을 인상하는 배경에는 우수 인재 확보라는 목표가 담겨 있다. 비단 게임사 외에도 쿠팡, 빅히트, 토스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개발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기에 대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개발자들은 업무 특성상 정규직이 되는 대신 프로젝트성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회사들이 가능한 한 오래, 많은 개발자를 품으려는 시도에 나서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연봉 인상 외에 그동안 일시적으로 소속 조직이 없는 구성원을 배치해두던 '리부트셀'을 스스로 프로젝트나 팀을 구성할 기회를 주는 '챌린저실'로 개편하며 저성과자 관리도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직장인 익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의 IT 라운지에서도 각 회사를 평가하는 이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IT 업계 종사자는 "기존에 3대장으로 불리던 '네카라(네이버·카카오·라인)' 대신 요즘에는 '크쿠배(크래프톤·쿠팡·배달의민족)'가 대세인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게임 업계 개발자는 "크래프톤이 연봉을 확 올려서 택진이 형(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고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봉 인상 분위기에서 한발 비켜나 있는 비개발직군 직원들 사이에서는 부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게임사 직원은 "로펌이 변호사를 대우해주는 것처럼 게임사에서 개발자를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비개발자들은 연차가 낮은 개발자 후배에게도 쉽게 연봉을 역전당해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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