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탄소중립 성공, 이웃나라와 협력에 달려"

전경운 2021. 2.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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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우종 ADB 신임 총장 인터뷰
2050년 넷제로 도전하는 韓
개도국에 기술부터 자금까지
국제금융기구와 함께 지원땐
탄소감축 효과 10배 커질것
"기후변화 대응은 한 국가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이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월드뱅크(WB)와 같은 국제 금융기구와 함께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지원하면 2050년 한국의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인으로는 15년 만에 ADB 최고위층인 사무총장에 임명된 엄우종 신임 ADB 사무총장(사진)이 한국 그린뉴딜 정책의 성공 키워드로 '글로벌 협업'을 제시했다.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한국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변 아시아 국가의 탄소 감축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엄 총장은 지난 2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한국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것은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기후변화가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글로벌한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엄 총장은 한국이 ADB나 WB와 협업해 친환경 기술을 개도국에 이식하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교통수단 등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면 한국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10배는 많은 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ADB는 지난해 예년의 두 배 수준으로 자금을 집행했다. 코로나19로 아시아 개발국의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는 일부 지연됐지만 백신 프로그램과 같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ADB의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에서도 '뉴노멀'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엄 총장은 "예전에는 도로만 깔아주면 끝이었는데, 도로가 생기면 자동차가 늘어나 기후변화에는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며 "도로와 함께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 총장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해지면서 대중교통 이용이 줄고 개인 자동차 이용이 다시 늘어났다"며 "거리 두기도 하면서 안전하게 탈 수 있는 대중교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는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교통 길찾기' 앱과 같은 정보기술(IT)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총장은 한국이 아시아 개도국들에는 국가 발전을 위한 최적의 참고서라고 강조했다. 6·25전쟁 후 2세대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전문가들도 불가능할 것으로 말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엄 총장은 "개도국 입장에서 한국은 못사는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기적을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준 국가"라며 "한국의 경험이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실제로 한국을 많이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엄 총장은 ADB에서 27년간 일하며 지속가능개발과 기후변화 대응을 담당한 국제개발 전문가다. 그는 사무총장 선임 소식이 나가고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한국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들어와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상당히 중요한데, 무엇보다 '경청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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