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전문성' 살리며 '제2 박덕흠' 막을 묘수는?..이해충돌방지법 공청회

이지혜 2021. 2.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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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법' 공청회의 쟁점도 '전문성'과 '이해충돌 방지'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느냐였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 제도가 '전문성 갖춘 국회의원이 가장 잘 아니 행정부 견제도 잘할 것'이라는 입장과 '이해관계가 있으면 빠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리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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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겨레> 자료.

법과 사법제도를 잘 아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을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법제사법위원회를 못 가게 하는 게 맞을까? 교사 출신 국회의원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은 또 어떻게 볼 것인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법’ 공청회의 쟁점도 ‘전문성’과 ‘이해충돌 방지’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느냐였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의원이라면, 그 분야의 경험 뿐 아니라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해충돌 방지 앞세우다 전문성 떨어뜨릴 우려”

국회 운영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도 ‘이해충돌 방지’를 지나치게 앞세우다 국회의원의 전문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해충돌이라는 올가미에 묶이면 의원이 평생 열심히 일해온 분야의 상임위에는 못 가는 사태가 빚어진다”고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 제도가 ‘전문성 갖춘 국회의원이 가장 잘 아니 행정부 견제도 잘할 것’이라는 입장과 ‘이해관계가 있으면 빠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 의견 진술을 위해 출석한 김정연 이화여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지금은 이해충돌이 난무하는 상황이라 우리가 어디까지 규율할 것인지 입법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도 “적어도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것은 방지하자는 원칙을 분명하게 세우고,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지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재산상 이득과 직결된 위원회는 회피하게 해야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변호사가 법사위 가고 복지전문가가 복지위 가는 걸 막아서는 국회가 전문적으로 행정부를 감독할 수도 없고, 입법 심의를 할 수도 없다. 우선, 등록한 재산 내용에 관해 재산상 이득과 직결된 위원회는 회피하게 하고, 그 외에는 위원회에서 다루는 의안별로 이해충돌 관리 기구에 조언을 받아 회피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란 의견을 내놨다. 다양한 분야와 연관된 국회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재산상 이해’와 관련된 상임위는 일괄적으로 막되 나머지는 사례별로 이해충돌 여부를 따져보자는 뜻이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회운영개선소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에 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의안별로 개별 의원의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하고 이후 의안 처리 과정을 감독할 상설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특정 의안과 이해충돌 여부가 의심되면 의원 스스로 상설기구에 조언을 구하거나 의안 회피 신고를 하고, 고의로 신고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상설기구가 징계까지 책임지는 구조다.

컨설팅·감독·징계 독립기구 둔 영국 의회

서 위원은 “현재 발의된 다수 법안은 이해충돌 관련 조언·감독·징계심사 기관을 윤리심사자문위로 두고 있는데, 비상임 무보수 명예직으로는 못한다. 의회 윤리관을 별도 독립기구로 상설화해 일상적으로 이해충돌 컨설팅 접수를 받고 감독과 정보공개, 징계의뢰 책임까지 부여한 영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매년 컨설팅 보고서를 내는데, 이해충돌의 기준을 미리 정하는 게 아니라 항목별로 선례를 쌓아가는 방식이라는 게 서 위원의 설명이었다. 영국은 2010년 의회 부패 스캔들로 홍역을 앓은 뒤 이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전문가들은 이해충돌 방지 제도의 목표가 어디까지나 “국민 신뢰 획득”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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