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세계에 첫 타전..美특파원 집 '딜쿠샤' 재탄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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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월 1일.
미국 연합통신(AP)의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는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보러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딜쿠샤의 주인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에서 태어나 1896년 조선에 왔다.
딜쿠샤 유물 기증자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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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1919년 3월 1일. 미국 연합통신(AP)의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는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을 보러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창밖에서는 "만세"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아내 메리 테일러의 병상 침구 속에서 종이 뭉치 하나를 발견했다. 한글에 능통했던 그는 종이 뭉치 내용을 알아봤다. 3·1운동 독립선언서였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간호사들은 일제의 눈을 피하기 위해 독립선언서 사본을 외국인 병실에 숨겼다.
앨버트 테일러는 갓 태어난 아들을 두고 급하게 기사와 독립선언서를 동생 윌리엄 테일러에게 맡겼다. 동생 윌리엄 테일러는 일제의 눈을 피해 구두 뒤축에 문서를 숨겨 미국에 전달했다.
3·1운동 독립선언서는 이렇게 국제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한 앨버트 타일러와 그의 아내 메리 타일러가 살았던 가옥 '딜쿠샤'가 전시관으로 재탄생했다.
25일 서울시는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해 역사전시관으로 조성했다며 오는 3·1절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딜쿠샤의 주인 앨버트 테일러는 미국에서 태어나 1896년 조선에 왔다. 광산사업가였던 그는 연합통신의 임시특파원으로도 활동하면서 3·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해외에 보도해 일제의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테일러 부부가 1923년 지은 서양식 가옥 '딜쿠샤'는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붉은 벽돌집이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란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테일러 아내 메리 테일러가 붙인 이름이다.
1942년 조선총독부의 외국인추방령에 의해 테일러 부부가 추방된 후 딜쿠샤는 80여 년간 방치된 채 훼손됐다.
지난 2016년 서울시는 딜쿠샤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했다.
'딜쿠샤 전시관'은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 1, 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가 거주하던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고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의 한국 생활상과 앨버트 테일러의 언론활동을 보여주는 6개 전시실로 구성했다.
서울시는 딜쿠샤 전시관 개관식을 오는 26일 오후 4시 딜쿠샤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김봉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딜쿠샤 유물 기증자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테일러도 함께한다. 25일 딜쿠샤를 찾은 제니퍼 테일러는 "할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매우 놀라고 기뻐했을 것"이라며 "딜쿠샤가 한국인들에게 독립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딜쿠샤 전시관은 다음 달 1일부터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관람은 하루 4회씩 진행되며 1회당 관람가능 인원은 20명이다. 사전 관람 예약은 '서울시 공공 서비스 예약'에서 하면 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딜쿠샤 복원은 근대 건축물의 복원이자 항일 민족정신의 복원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다가오는 3·1절 딜쿠샤가 전시관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면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값기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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