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에셋, 브라질 부동산 펀드 투자자 2400명에게 50% 보상 검토
미래에셋대우가 설정 이후 -85%라는 처참한 수익률로 펀드를 환매하게 된 개인 투자자 2400명에게 50%를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5일 “현재 펀드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브라질 부동산 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8년 넘게 장기로 투자했음에도 손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이 같은 보상 방안을 자발적으로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2년 미래에셋증권 시절에 그룹 내 계열사인 미래에셋운용이 출시했던 ‘맵스프런티어브라질펀드 1호’를 독점 판매했다.
이 펀드의 주요 자산은 상파울루의 랜드마크빌딩인 호샤베라타워(Rochavera Towers)였다. 당시 매입가는 원화 기준으로 5400억원이었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을 앞두고 브라질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에 순식간에 2400 명의 개인 투자자가 몰렸다.
펀드 판매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했던 기대 수익률은 연 8% 수준이었다. 하지만 유가 등 원자재 시장 하락과 정치 불안,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브라질 경기가 나빠졌다.
당초 펀드 만기는 7년이었지만 헤알화 급락으로 손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펀드 수익자 총회를 열고 만기를 2년 연장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2일 브라질 부동산 펀드의 주요 자산인 호샤베라타워를 12억5500만헤알에 매각하고 펀드 청산 절차도 밟겠다고 공시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600억원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매수 당시 건물 가치는 8억1000만헤알이었는데 지난 달 매각가는 12억5500만헤알로 약 56% 올랐다”면서 “하지만 헤알화 가치가 그 동안 3분의 1로 떨어지면서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적잖은 손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8년간 도박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원금의 15%만 남을 수가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선순위 대출자(기관, 사모펀드)들의 환율 손실을 개인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조건이어서 애당초 펀드가 부실 설계되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측은 “설정 이후 청산금과 분배금을 합하면 원금의 25% 수준”이라며 “판매사인 미래에셋대우에서 보상금을 50% 가량 받게 되면 최종적으로 원금의 75%는 회수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브라질 펀드의 반토막 청산으로 당시 800억원을 투자했던 큰손인 미래에셋생명도 적잖은 손실을 입게 됐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브라질 부동산 투자에서만 약 480억원의 손해를 봤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중남미와 같은 신흥국 자산의 변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는 피해야 한다”면서 “해외 부동산 펀드는 다소 기대 수익률은 낮더라도 선진국 중심으로 장기 임대 계약이 되어 있는 곳으로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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