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은 "말했다"는데..박범계, 또 "속도조절 표현 없었다"

유영민 "(속도 조절) 의미의 표현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검찰개혁'에 대해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는 사실 여부와 관련해 "대통령 말씀으로 속도조절 표현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문 대통령이 박 장관에게 '속도 조절'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현장에 있던 두 사람의 발언이 다른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속도 조절' 발언에 대해 "제 임명장 수여식 때의 말씀을 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유 실장이 (전날) 운영위원회에 나와서 당신(유 실장)께서 느낀 의미에 대해서 말한 바 있다"며 "(지난 22일) 현안질의 때 제 답변 취지도 함께 감안해서 해석해달라"고 설명했다.

유 실장은 전날 운영위에서 문 대통령이 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비공개 환담에서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유 실장은 "그런 의미의 표현을 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박 장관은 대전보호관찰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속도 조절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 "민주당의 당론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 의견이 다르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특위와의 당정 협의에서 '장관이기 전에 국회의원으로 당론을 따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는 "당정 협의의 큰 체계 안에서 원론적인 말을 한 것"이라며 "제 지향과 민주당 내 다양한 의견이 집약돼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한다면 따른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동으로나 정책적 결정으로 걱정하시는 정치적 중립성을 잃을만한 행동을 한 적 없다"고 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일요일인 지난 7일 기습적으로 검사장급 검찰 인사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박 장관이 '신현수 민정수석 패싱'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 패싱'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문 대통령이 검찰 인사안 재가를 하기 전 발표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박 장관은 검사장 인사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재 시점과 관련한 질의에는 "유 실장이 어제 운영위에 출석해 한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겠다"며 "사전 승인이 있었고 그 다음에 발표가 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2일에는 같은 질문을 수십번 물었으나 명확히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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