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 있지만..한은, 경기 방어에 '방점'

이윤주 기자 2021. 2. 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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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않고 3% 유지..기준금리 0.5% 동결

[경향신문]

수출 증가·물가 상승 예상에도 민간 소비 부진 고려 보수적 판단
이주열 총재 “거리 두기 완화 땐 소비 분출, 인플레 압력에 유의”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과 동일한 3.0%로 유지했다. 수출이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코로나19 3차 재유행에 따른 거리 두기 조치가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의 부진이 지속되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로 기존 전망치(1.0%)보다 0.3%포인트 올려 잡았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로 동결하며 경기 방어에 더 무게를 실었다.

한은은 25일 ‘2021년 2월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내년 성장률은 2.5%로 제시했다. 모두 지난해 11월 발표된 기존 전망과 같은 수치다. 한은은 세계경제가 올해 하반기 중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국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완만하게 둔화되다가 올해 중반을 지나 점차 진정되는 상황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한은이 성장률을 0.1%포인트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한은도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1.8%포인트나 상향한 7.1%로 조정했다.

한은은 “IT 분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비IT 부문 역시 세계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자동차, 석유류 등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품 수입 증가율은 6.4%, 경상수지는 64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투자 증가율(5.3%)도 기존(4.3%)과 비교해 1.0%포인트 높아졌다.

문제는 부진의 늪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민간 소비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을 2.0%로 기존 전망치 3.1%보다 1.1%포인트나 낮춰잡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주요국 백신보급과 적극적 재정부양책 등으로 글로벌 교역조건은 우호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서비스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관련 종사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경기 회복의 강도와 시점 모두 “소비가 어떻게 빠르게 회복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고용시장 침체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가 8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존 13만명에서 5만명 낮춘 것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3.8%에서 4.0%로 높아졌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소비가 거리 두기로 부진하고, 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거의 100만명가량 줄어드는 등 소득 여건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아직 구체적 규모, 지원 대상, 재원 마련 방안 등이 확정되지 않아 이번 한은 경제 전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물가상승률은 1.3%로 기존 전망치(1.0%)보다 높아졌다. 경기 회복과 최근 국제 유가·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흐름, 전·월세 가격 강세 등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본격적인 수요회복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완화되면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할 수 있어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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