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반도체 등 주요 상품 공급망 검토 지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급망 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국제 시장에서 공급난을 겪고 있는 반도체 등 주요 무역 상품의 공급망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은 24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 기관들에게 반도체,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을 포함한 4대 상품의 공급망을 앞으로 100일동안 검토하고 적합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품목들은 최근 미국을 비롯해 세계 전반적으로 공급이 모자라는 물품들이다. 미 주요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부터 반도체가 없어 자동차를 만들지 못할 정도로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IT 기기 수요가 많아지고 전기차 등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공급이 따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은 팬데믹을 거치며 개인용보호장비 부족으로 곤욕을 치렀다.

중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희토류의 경우 미중 갈등으로 인해 다른 수입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은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기차용 배터리는 중국 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4대 품목 외에도 국방, 보건, IT, 에너지, 운송, 농산물과 식품 등 6개 산업에 대한 공급망 검토 지시도 들어갔다. 6대 산업 검토는 1년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바이든은 이날 발표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의 행정명령 배경에 중국의 부상 저지 및 중국 의존도 감소라는 목적이 깔려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민은 자신이 의존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자동차든 처방약이든 지역 식료품점의 음식이든 결코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 동안 우리는 마스크가 없었고 일선 의료진을 보호할 가운이나 장갑이 없었는데, 절대 그런 일은 없었어야 했다. 이런 일은 다시는 미국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국가 비상사태 동안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특히 우리의 이익이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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