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로나 블루'가 도박 중독 늘린다

이홍식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2021. 2. 2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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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확산하면서 도박에 빠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도박장이 문을 닫으면서 집안에 고립된 사람들 사이에 온라인 불법 도박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도박 문제로 도움받은 사람은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이 중 90%는 온라인 도박 중독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경륜과 경정 등 합법 사행 산업이 휴장하자 해외 경주 영상을 이용한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접수 현황은 4234건으로 전년(670건)보다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급속히 증가하는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박 중독은 병(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박에 중독되면 뇌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만으로 근절하기 어렵다. 도박 충동은 고혈압 환자가 매일 혈압 체크하고 약 먹듯이 꾸준히 관리해야 극복할 수 있다. 장기 도박중독자는 재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도박중독자가 사회에 복귀하려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가족과 소통하며 여가를 보내는 법을 다시 배우고, 돈에 대한 관념도 바꾸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치유 서비스를 받는 도박중독자는 2.3%에 그치고 있다. 최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문을 연 ‘정선도박문제회복센터’는 국내 최초의 도박 중독 재활 기관이다. 카지노 인접 지역 고위험 도박중독자들에게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재활 치료를 제공해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도박 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예방·치료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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