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쿠데타 미얀마 군부 "군사정권이란 말, 보도 때 사용말라"
언론인들 반발 불러내며 오히려 역효과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군사정부’나 ‘쿠데타’라는 말을 쓰지 말라는 보도 지침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영문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 사령관은 23일 회의에서 “언론이 군을 ‘정권(regime)’이나 ‘군사정부(junta)’라고 표현할 경우 발행 면허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이 헌법적 절차에 따라 국가운영기구를 구성한 만큼 그 같은 단어들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군부가 보도 금기어로 명시한 단어 중에는 ‘쿠데타(coup)’도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미얀마 정보부는 최근 이 같은 지침을 언론분쟁 및 언론윤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인 미얀마 언론위원회에 발송하고 “언론인들은 공공의 불안을 조장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군부 쿠데타에 대해 국제사회의 규탄이 잇따르고 군부 인사들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하면서 불법성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 군부가 보도지침을 통해 여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군부의 이 같은 방침은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번 보도지침의 집행 역할을 맡을 미얀마 언론위원회는 위원 26명 중 23명이 보도지침에 항의하면서 사임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일선 언론인들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VOA에 따르면 영자신문 미얀마 타임스에서는 경영진이 군부의 보도지침을 준수해 ‘쿠데타’ 대신 ‘권력 이동(transfer of power)’이라는 말을 쓸 것 등을 요구하자, 기자 15명이 이에 반발해 사퇴했다.
현지 매체인 ‘미지마 미얀마 뉴스'의 논설실은 23일 “’군부세력’이라는 말은 이 사태의 본질을 말해주는 단어”라며 ‘군부 위원회' ‘군부‘ ‘정권’ 등의 단어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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