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쌍둥이 위성' 포보스·데이모스..원래는 한 몸이었다?

고석현 2021. 2. 2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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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 [사진 NASA]

태양계 4번째 행성으로 '제2의 지구'란 별명을 가진 화성. 화성은 위성이 달 하나뿐인 지구와 달리, 포보스·데이모스 이렇게 두 개의 위성이 있다.

쌍둥이인줄만 알았던 두 위성이 원래는 한 몸이었고, 다른 천체와 부딪힌 뒤 둘로 쪼개졌다는 연구결과가 22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실렸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ETH 취리히) 지구물리학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화성 근처에 있던 위성이 약 10억~27억 년 전에 다른 천체와 부딪혀 쪼개지면서 둘로 쪼개졌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화성과 두 위성 간 작용하는 기조력(태양·위성의 인력과 원심력이 합해져 조석을 일으키는 힘)과 지질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미국 지질조사소가 공개한 화성의 모습. EPA=연합뉴스



원래 위성은 포보스보다 바깥쪽 위치
먼저 수백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두 위성의 과거 궤도를 추적한 결과 약 10억~27억 년 사이 두 위성의 궤도가 교차했다는 것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궤도의 교차는 두 위성이 같은 장소에 있었으며 기원이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래 있던 화성의 위성은 약 7시간 39분 주기로 도는 포보스보다 더 바깥쪽에 있었던 것으로 예측했다. 화성의 기조력으로 포보스가 안쪽으로 끌려들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포보스는 4천만년 내 사라질 운명
안타까운 점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안쪽 위성인 포보스는 4천만년 이내에 화성과 충돌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데이모스는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듯 아주 느리게 바깥쪽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포보스는 안쪽으로 들어와 화성과 충돌하거나 그 전에 찢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24년 발사 예정인 일본의 탐사선이 포보스의 암석 시료를 지구에 가져오면 두 위성의 생성 시점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877년 미국의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발견된 화성의 두 위성은 그리스 신화에서 '전쟁의 신'으로 나오는 아레스(로마신화엔 화성의 영문표기인 'Mars')의 쌍둥이 아들의 이름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각각 '공황'(포보스)과 '두려움'(데이모스)을 의미한다.

안쪽에 위치한 포보스는 지름이 22㎞로 달의 160분의 1 크기에 불과하고, 바깥쪽에 위치한 데이모스는 지름 12㎞ 정도로 더 작다. 지구의 달은 둥글지만 화성의 위성은 감자처럼 울퉁불퉁한 모양을 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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