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코로나 백신 가짜뉴스

주춘렬 2021. 2. 2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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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4월 현지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9명은 '보건당국이 백신의 유해성을 숨기려고 제약업체와 결탁했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다.

작년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 가짜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백신을 통해 마이크로칩을 주입한다는 말을 미국인 10명 중 3명이 믿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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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나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4월 현지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9명은 ‘보건당국이 백신의 유해성을 숨기려고 제약업체와 결탁했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다.

작년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 가짜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인터넷에서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간호사 한 명이 접종 후 실신하는 모습이 중계되면서 이 간호사가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백신을 맞고 안면 마비가 왔다” “백신이 불임을 유발한다”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미국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괴담이 폭주한다. 백신이 DNA를 바꿔 사람을 통제하려 한다거나 심지어 접종 받은 사람은 좀비가 될 것이라는 황당한 루머까지 나온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위스콘신주의 한 약사는 “백신이 세계를 멸망시킬 것”이라며 500여명 분량의 모더나 백신을 폐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백신을 통해 마이크로칩을 주입한다는 말을 미국인 10명 중 3명이 믿는다고 한다. 오죽하면 얼마 전 게이츠의 딸이 백신을 맞은 뒤 “슬프게도 백신이 천재적인 아빠를 내 뇌에 이식하지 않았다”고 농담했을까.

남의 일이 아니다. 내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불신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백신이 치매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 “주성분이 원숭이 신장 세포, 낙태아 세포다” 같은 엉터리 정보와 가짜뉴스가 난무한다. “백신을 맞으면 1년 안에 사망한다”는 섬뜩한 게시물도 등장했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접종하겠다’는 응답이 45.9%에 그쳤다. 앞서 이달 중순 갤럽 조사에서 접종 응답이 71%였다.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이 자초한 탓이 크다. 대통령의 1호 접종 여부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진다. 국회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자 의료계는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이래서는 11월까지 국민의 70% 이상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공언은 공염불에 그칠 게 뻔하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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