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새 무협 회장 "무역보국 위해 뛸 것"
구평회 이어 부자 무협 회장 기록
[경향신문]
구자열 LS그룹 회장(68)이 24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무역협회는 2006년 이후 15년 만에 기업인 출신이 수장을 맡게 됐다. 구 회장은 부친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에 이어 부자가 무역협회 회장직을 맡는 기록도 세웠다.
무역협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1년 정기총회를 열어 구 회장을 제31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무역협회는 지난 19일 회장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구 회장을 신임 회장 후보로 추대했다. 회장직의 임기는 3년이다.
구 회장은 취임사에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무역협회 회장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해 우리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출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신사업 모델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도 약속했다. 구 회장은 “무역협회가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원책과 사업 모델도 발굴하겠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유망 신산업과 신흥 성장시장을 중심으로 협회의 사업구조를 바꾸고,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집중해 핵심사업의 성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의 목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무역보국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다”면서 “15년 만에 민간기업에서 (회장이) 된 것 같은데, 더 멋있게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무협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회장으로 재임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이후 퇴직한 정부 관료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역 현장을 잘 아는 기업 출신 인사가 회장직에 더 적합하다’는 재계의 요구가 높아졌다. 그는 ‘부자(父子) 무협 회장’ 타이틀에 대해서는 “제 집안의 영광”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구 회장은 1978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15년 동안 미국·싱가포르·일본 등 무역 현장 곳곳을 누볐다. 2013년 LS그룹 회장에 오른 뒤 그룹을 전 세계 25개국, 100여곳에 현지 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공공분야 등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발명진흥회장·대한자전거연맹 회장도 역임했다.
앞으로 구 회장 체제의 무역협회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선전했다고는 하지만 한국 수출은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무역협회에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이 현장의 기업들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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