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당신이 몰랐던 한국인의 밥상 변천사

박영서 2021. 2. 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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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밥심'에 산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지난 100여년 동안 한국인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이 올라왔는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인이 소비하는 음식은 대부분 여섯 시기를 관통하면서 구축되어 왔다.

책은 이 시기마다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음식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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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사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한국인은 '밥심'에 산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지난 100여년 동안 한국인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이 올라왔는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인이 소비하는 음식은 대부분 여섯 시기를 관통하면서 구축되어 왔다. 한반도가 세계 식품체제에 편입되는 개항 때부터 일제식민지, 한국전쟁, 냉전, 압축성장, 그리고 세계화라는 여섯 시기다. 책은 이 시기마다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음식들을 살펴본다. 동시에 한국인의 입맛이 어떻게 변화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추적한다.

대한제국 시기 왕실의 초대를 받았던 외국인들은 조선의 격조높은 음식문화에 감탄했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서양을 표준으로 삼고 있었다. 조선의 지식인 일부는 미국과 유럽을 방문하고 와서는 그들의 식품산업을 배워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서양화의 길로 출발하기도 전에 한반도는 일본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조미료 '아지노모토'는 조선인의 입맛을 장악했고 일본식 간장은 필수품의 위치에 오르면서 '선일융화'(鮮日融和)를 실현시켰다. 우리가 즐겨 찾는 멸치 육수도 일제시대의 유물이다. 중일전쟁 이후 쌀이 귀해지자 조선총독부는 대용식(代用食)을 먹으라고 강요했다. 그 결과 부상한 것이 멸치 국물이었다. 당시 조선인들은 멸치를 식재료로 여기지 않았지만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멸치를 국물요리 육수를 만드는 데 사용해 왔다. 찌개나 국에 소고기 대신 멸치를 넣게 되면서 멸치는 한국 음식에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가 됐다.

라면 역시 정부의 절미정책과 분식 장려로 대중화된 음식이다. 1963년 9월 한국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즉석 삼양라면'이 출시됐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정책과 대대적 홍보로 '라면시대'가 열린다. 1970년대가 시작되자 한국인들은 활어회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는 삼겹살 구이와 갈빗집이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가 되자 패스트푸드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한국 음식은 K-푸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다. 저자는 "음식의 역사를 알면 그 사회와 문화가 보인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개인과 공동체가 판단하는 음식 취향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것은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다. 지난 세월 한국 음식 변천사를 살펴보면 이 말이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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