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우수인재 붙잡자".. 불붙은 임금인상 경쟁

황병서 2021. 2. 2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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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기술력 무장 中위협·경쟁사 직원유출 대응
넥슨·넷마블·컴투스·게임빌, 연봉 800만원 올려
"실력·열정 '맨파워' 필수.. 글로벌시장서 초격차"
넥슨·넷마블 로고. 각 사 제공
게임빌·컴투스 로고. 각 사 제공

"인재 유출을 막아라"

코로나19의 수혜를 톡톡히 입은 국내 게임사들이 인재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 유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과 인력, 뛰어난 기술로 무장한 중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잇따라 새 게임을 출시하며 우리나라 게임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들이 경쟁적으로 임금 인상과 각종 복지혜택을 강화하면서, 경쟁 게임업체들에게 자사의 우수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이 연이어 파격적인 연봉인상 계획안을 발표한 데다, 이어서 컴투스와 게임빌 등 중견 게임사들마저 연봉 인상에 나서며 인재 유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계획을 처음 밝힌 곳은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 1일 연봉 체계를 대폭적으로 상향 개편했다.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적용했다. 전년 초봉보다 각각 800만원씩 오른 금액으로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의 평균 초봉(3347만원)보다 최고 50% 정도 많은 수준이란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재직 중인 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인상했다. 전사 평균 임금 인상률은 13%에 달한다. 보상 차원의 성과급 또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으로 별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또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해 지난 2년간 중단했던 신입 및 경력직 공채도 올 상반기에 재개할 예정이다. 넥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직원 수(국내 기준)는 5000명 수준이었는데, 올해엔 6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의 임금 인상 발표 이후 넷마블이 이번엔 나섰다. 넷마블은 지난 10일 사내공지를 통해 전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입 공채 초임의 경우 개발직군은 5000만원, 비개발 직군은 4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넥슨과 동일한 수준의 인상이다. 또 다음달부터 기존 식대 지원금 10만원과 별도로 월 1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중 두 개 회사가 연봉 인상을 줄줄이 발표하자, 업계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 역시 연봉인상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8일에는 엔씨소프트가 전직원 연봉을 1000만원 인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으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연봉책정이 매년 3~4월이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조만간 인상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 같은 인재 확보 경쟁에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와 게임빌도 동참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지난 19일 부서장들에게 연봉 인상안을 공지했다. 이는 평균 연봉 800만원을 인상하는 내용으로, 각 직원의 성과와 역량, 직무 등을 고려해 연봉을 차등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도 업계 최대 수준으로 책정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들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넥슨 강민혁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원 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맨파워 강화가 필수"라며 "기존 임직원 뿐만 아니라 분야별 최고의 인재들이 넥슨에 합류해 함께 큰 성과를 내고 최고의 대우를 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초격차'를 뛰어넘는 질주 모드로 본격적으로 돌입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포커싱 전략"으로 배경을 설명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임금 인상에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잇따라 임금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개발자를 포함한 IT 개발직 종사자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직이 잦다. 업종 간의 이직도 활발하다"며 "우수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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