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술집 문 열면서 학교 문 닫는 건 설득력 없다

한겨레 2021. 2. 24. 18: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학기 개학을 앞두고 서울 초·중학교 학부모 10명 중 7명이 등교수업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8~19일 초·중학교 학부모 16만1203명과 교사 1만7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24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73.7%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 전까지는 전교생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도록 밀집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

마스크를 쓴 교사들이 23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개학 뒤 학생들의 등교에 대비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투명 가림판을 책상에 설치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새학기 개학을 앞두고 서울 초·중학교 학부모 10명 중 7명이 등교수업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8~19일 초·중학교 학부모 16만1203명과 교사 1만7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24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73.7%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 전까지는 전교생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도록 밀집도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사들도 절반 이상이 등교수업 확대에 찬성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학교 문을 좀 더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유는 등교수업 파행이 길어지면서 돌봄 공백, 학력 격차, 사회성 교육 부족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나라들이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속속 전면등교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교육당국은 등교수업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학기 초 초등 1·2학년과 고교 3학년 매일 등교 방침을 세웠다. 다른 학년은 주 2~3회 등교를 하게 된다. 여기서 2.5단계로 올라가면 3분의 1로 밀집도가 강화돼 학년에 따라 주 1회나 2회 등교가 가능하고 3단계가 되면 전면 원격수업이 이뤄진다. 현행 기준에서 4차 유행이라도 발생하면 지난해처럼 1년 동안 채 한달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숱하게 생길 수 있다. 대유행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등교수업을 강행해선 안 되겠지만 학생들의 학교생활 공백이 2년 가까이 이어진다면 코로나가 종식된 뒤에도 그 피해를 복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일본과 프랑스 등이 전면등교를 실시하고 있으며 세계 210개국 중 전면등교 방침을 정한 나라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학생들이 코로나 피해보다 학교에 가지 못해서 입는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걸 보여주는 실증 자료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열린 ‘코로나19 대응 1년, 학교 방역 평가회’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학생들의 학교 안 감염은 10% 미만(초등학교 5%)으로 가장 낮았다. 그런데도 등교수업은 최소화하고 식당, 술집 영업을 허용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린 학생들을 코로나로부터 지키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 2년차를 맞이하는 코로나 시대에 방역과 교육이 함께 갈 수 있는 지혜를 짜내는 게 절실하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