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유엔인권이사회 불참하고 차관 "北 인권 우려" 발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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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중국 등 복잡한 '외교 변수'에 쌓여 있는 한국이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에 우려를 표명한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교수장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아닌 최종문 제2차관의 '입'을 통해 북한 인권을 얘기 했다는 부분을 두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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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권 우려" 동시에 "방해 되선 안돼" 지적도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과 북한, 중국 등 복잡한 '외교 변수'에 쌓여 있는 한국이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에 우려를 표명한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특히 외교수장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아닌 최종문 제2차관의 '입'을 통해 북한 인권을 얘기 했다는 부분을 두고서다.
최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해 "정부는 깊은 관심과 우려(concern)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인사가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인권을 우려한다고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 차관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관심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북한 인권 사안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대의적인 관점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최 차관이 북한 인권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동시에 '인도적 우려가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으며 일종의 '톤조절'을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이러한 내용의 기조연설문을 낸 것은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의식했고, 또한 북한을 상대적으로 덜 자극하는 선에서 자체적인 '타협점'을 찾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 장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의 인권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는 향후 북미 대화의 촉진제 역할을 해야할 정 장관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놓고도 한미간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문제삼는 북한의 인권 문제는 국민의 알권리, 자의적 구금 반대 등 '시민적 권리'에, 우리 정부는 대북 인도주의적 협력에 각각 방점이 찍혀있다.
정 장관의 입장에서는 인권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가치외교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북한에 대한 인권 압박은 부담스런 상황이다. 한미 간의 대북 공조가 본격화되기 전 양국 외교수장간 미묘한 '온도차'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엔 인권위 고위급 회기에 반드시 장관이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들은 모두 장관이 참석했다는 점은 되짚어볼만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정 장관의 불참이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미중패권 경쟁 속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신장 위구르, 홍콩 등 중국과 관련된 인권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들었을 때 썩 기분 좋은 내용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수 있다"며 "분명한 것은 정부가 그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소극적이었다. 이제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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