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24시]"내 번호 어디서 알았나" 싶었는데..개인정보법 위반 사업자 과태료 철퇴

정용환 기자 2021. 2.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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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하고 보유 기간 지난 개인정보 활용

중요한 식사 자리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 도중,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큰 소리로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 받을까 말까 짧은 고민 끝에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통화 버튼을 밀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익숙한 '그놈'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서울 사대문에 위치한 신축 오피스텔 투자 매물이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업자 4곳에 과태료 1700만원
스팸문자. 〈사진=JTBC 뉴스룸 캡처〉

도대체 내 전화번호는 어디서 구한 걸까요.

"저기요 근데 도대체 제 번호는…."

따져 물으려던 찰나 전화는 끊어지고, 다시 전화를 걸어보면 십중팔구 통화 중입니다. 내 동의 없이 내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광고 전화와 문자. 이거 분명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일 텐데 이 사람들 처벌은 이뤄질까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런 사업자 4곳을 조사한 끝에 오늘(24일) 총 1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개인정보위는 사업자들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개인정보 보유 기간이 지났음에도 이를 파기하지 않고 계속 사용한 행위,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하면서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 등을 적발해냈습니다.

◇차량에 부착된 휴대폰 번호 수집하고, 인터넷서 동의 없이 정보 캐내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사진=JTBC 뉴스룸 캡처〉

출장 세차·광택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사업자 디엔팩토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차량에 부착된 연락처를 무단으로 수집해 출장 세차 광고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조사 결과 무단 수집된 연락처 수만 총 2만 747건에 달했습니다. 개인정보위는 디엔팩토리에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어학·공무원·취업·금융·공인중개사·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챔프스터디는 공무원 시험 설명회 참석을 온라인으로 신청받는 과정에서 신청자가 지인의 참가신청까지 한 번에 하도록 화면을 구성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그러면서 신청자 본인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만 받고, 지인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는 받지 않았습니다. 개인정보위는 챔프스터디에게도 역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보유 기간 지난 개인정보로 광고…계약서 없이 위탁해도 걸려
한 직업전문학교 온라인 광고 이미지. 〈사진=네이버 캡처〉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한 영진직업전문학교는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에 따른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관입니다. 영진직업전문학교는 취업 지원 및 취업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과거 수집한 수강생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보유 기간이 지나고도 파기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보유 기간이 지난 수강생 개인정보를 타 교육과정 안내문자 발송 등에 활용했습니다. 개인정보위는 영진직업전문학교에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분양하는 부동산 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 에이엠플러스피에프브이강남은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하면서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과태료 4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건물관리업체와 관리비 정산·고지, 주차관리 등 개인정보처리가 포함된 건물관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를 쓰지도 않고 이 사실을 정보 주체인 입주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겁니다.

이번 조사는 공익신고와 타기관 통보·이첩으로 시작됐습니다. 활발한 공익신고로 앞으로도 또 다른 개인정보 위반 사례를 잡아내고 조치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송상훈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이번 결정이 일상생활 속 발생하는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대해 사업자 등이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와 개인정보 보호 제도 안내 등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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