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뤼도 "중국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접근법 조율"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2. 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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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으로 첫 정상회담 가져
미·캐나다 공동협력 로드맵
중 억류 캐나다인 석방 촉구

[경향신문]

코로나 시대의 정상회담은 이렇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화상으로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화상으로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 등 각종 현안 대응에 공동 협력하는 ‘로드맵’을 채택하고 2명의 캐나다인 억류와 관련해 중국에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과 캐나다 정상은 정상회담 뒤 열린 화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재건, 기후변화 대응, 인종 정의 확립과 다양성 확대, 안보와 방위 증진, 동맹 재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키스톤 송유관 사업 허가 취소,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따른 캐나다 수출 제한 등 껄끄러운 사안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주목받은 대목은 중국에 대한 강경 메시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공동의 우려사항을 살펴보는 기회였다면서 “중국과 더 잘 경쟁하고 우리의 이익 및 가치에 대한 위협에 더 잘 맞서기 위한 접근법을 조율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은 협상칩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에 억류 중인 캐나다인 2명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이 두 사람을 억류한 것은 2018년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캐나다가 체포·억류 중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석방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시절 양국 정상은 미국의 캐나다산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위협 등을 두고 충돌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냉기가 돌았던 양국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캐나다보다 가까운 친구는 없다”고 말했고, 트뤼도 총리는 “지난 몇년간 미국 리더십이 몹시 그리웠다”면서 반겼다.

이번 정상회담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트뤼도 총리는 오타와의 총리실에서 회담에 임했다. 화려한 의전과 업무오찬 등 정상회담 단골 이벤트는 없어졌고 주요 각료들이 배석한 확대 정상회의와 화상 공동기자회견 등 정책 위주로 진행됐다. 향후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과도 이런 형식의 회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백악관은 코로나19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당분간 대면 정상회담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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