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KBS 국영방송 전환 어떠냐" 돌발 발언
[방송지배구조 공청회] 홍익표 "이사회 정당추천할 바엔 상임위서 뽑는게…누가 사장되도 보도 영향 없도록 법제화해야"
KBS 등 조직이기주의 어떻게 막아야 하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공청회에서 KBS를 과거 독재정부 시절과 같이 아예 정부소유 국영방송으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고 밝혀 의견진술인이 반대의견을 냈다.
'누가 사장이 돼도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에 영향을 없게 하는 법안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 '정당이 KBS 이사회 이사추천할 바엔 차라리 국회 상임위에서 뽑는 게 낫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최 방송 지배구조 공청회에서 의견진술인 황근 선문대 교수를 상대로 “정권이 바뀌는 5년 마다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면 공영방송 KBS를 분리를 해서 민영화할 부분은 민영화하고 공영의 형태로 정권에 예속되는 형태가 아닌 차라리 국가의 소속으로 들어가는 국영방송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민해볼 필요는 없겠느냐”고 질의했다.
황근 교수가 “글쎄요 저는 국영방송으로 다시 가자는 것은 좀”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제가 말하는 국영방송은 KBS가 BBC나 NHK의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지만, 권력에 의해 이렇게 (왔다갔다) 한다면 이 부분을 축소해서 국가 홍보기관으로 방송으로만 남고, 공정한 국가의 필요한 정부 일을 하도록 하는 국영방송으로 가고 나머지는 민영화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고민은 할 필요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지금 KTV라든지 국정방송이 많지 않느냐”며 “하나 더 만드는게 무슨 의미냐”고 반문했다. 황 교수는 “그렇게 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그 방송은 오래 못간다”며 “오래 존립할 수 없다. 아주 소수의 자기 입장을 가진 정부 정책 홍보방송이 되면 사람들로부터 소외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의원님이 하나의 안으로 얘기는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박대출 의원은 “저는 그 의견을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그런 고민까지 하게 되면 KBS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제3의 길을 찾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당이 KBS 이사회 등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할 바엔 상임위에서 직접 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치권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이사회 (이사를) 정당에서 추천하느니 차라리 상임위에서 뽑는게 낫겠다”고 풍자했다. 그는 “일부 추천위원의 경우 말도 안되는 분이 추천명단에 들어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표현도 반대했다. 그는 공영방송 문제를 두고 “정치 사회적 갈등이 방송의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라며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도 허구적이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할 수 없다. 팩트로 방송을 할 수 있고, 보도에 불만이 있는 집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갈등을 그대로 공영방송에 표출시킨다”며 “어떤 면에서 공영방송 책임이라기 보다 정당이나 정치권의 책임을 공중파 사장이라는 자리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홍 의원은 “이제는 KBS를 장악한다고 여론 장악을 못한다”며 “과거 조중동이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고, 특정언론사 사장이 밤의 황제라는 말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안 맞는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사 및 사장 선임 구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장이 누가 되든 시사프로나, 뉴스 보도 분야가 고유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견제장치나 통제장치 같은 내적 지배구조가 아니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황근 교수는 “내적 지배구조로서의 자기완결체가 현실적으로 잘 안된다”며 “내부의 균형성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내적 외적 규제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누가 사장으로 임명되어도 보도와 시사분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일 법제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내부와 외부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KBS MBC 조직이기주의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KBS의 조직이기주의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이젠 정파적 방송을 내려놓을 때가 됐고, (KBS를) 잡아봐야 소득도 없을 것”이라며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편 방향이 KBS에 대한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 교수는 내부적인 문제와 관련 “내부에서 자기가 이사나,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면 내부에서부터 문제가 왜곡될 수 있다”며 “내부의 정파성 심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부의 통제와 자율규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중요하다”며 “사장의 전횡을 막을 임명동의제나 편성위원회가 있으나 KBS가 조직이기주의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천영식 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안에 공사 구성원이 이사 추천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 KBS와 언론노조가 항구적으로 이사구성에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라며 공영방송을 죽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근 교수도 “현재 KBS와 MBC는 '종사자들의 종사자들에 의한 종사자들을 위한 방송'이라는 조직이기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매우 높다”며 “외부의 감시와 견제를 거의 받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그나마 유일한 감시기구인 이사회에 내부구성원을 다수 포함시킨다면 이는 지금의 조직이기주의와 감시받지 않은 독선적 방송체제를 더욱 고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양정숙 의원은 '노조 입김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천영식 대표의 주장에 “최근 공공기관 등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활발하고, KBS와 MBC 안에도 세 개의 노조가 있다”며 “이사선임과 사장선출에 노조가 참여하는 게 시대의 흐름에 맞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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