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입김 세지자.. 바이든, 한·일·대만 연합군 띄운다

조은효 2021. 2. 24. 17: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시대 미중 무역전쟁 서막
연초 터진 車반도체 공급대란
국제 공급망 연대 필요성 자극
동맹국 뭉쳐 中 견제·비축품 확보
중국, 對日 희토류 수출규제처럼
갈등국에 보복하더라도 대응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을 통한 비대면 정상회담을 마치기 전 폐회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윤재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부품·소재 산업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 이달 중으로 한국, 일본, 대만 등과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공급망 연대를 구축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의 동맹국, 우방국들과 비축품을 공유하는 한편,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까지도 대비한다는 게 핵심이다. '바이든 버전'의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부족사태를 빚은 차량용 반도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의회 의원들과 협력에 나설 전망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 전략'으로 주요 부품·소재와 관련된 공급망 체제 정비를 추진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소재·부품 산업 무기화나 각종 자연재해 등에도 흔들림없는 공급체계를 만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닛케이는 이에 근거해 향후 중국과의 거래를 줄이는 방안도 각국에 요청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요 품목은 반도체,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희토류, 의료품 등이다.

■한·일·대만과 반도체 협력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대통령령 초안에는 '동맹국과의 협력이 강력한 공급망으로 연결된다'라고 적시돼 있다.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등을 타깃으로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품목별로는 대만, 한국, 일본과는 반도체 협력을, 호주·아시아 국가들과는 희토류 공급에 대한 보다 체계적 관리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맹국들과 정보 공유, 유사시 비축품 신속 제공 등의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달러 공급 안전망인 통화 스와프처럼, 비상시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함께 주요 소재·부품에 대한 비축품 공급 공조를 해나간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 공급망 체제 정비에 눈을 돌린 것은 연초부터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 역시 미국을 긴장하게 하는 요소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등 완성차 업계가 대만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구한 상태이나, 단기간에는 공급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가격을 15%나 올리겠다고 통보하면서, 완성차 업계와 국제 부품업체간의 '갑을 관계'를 뒤흔든 것도 미국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오는 2030년이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 생산비중이 24%로 확대되면서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 국가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수출규제를 선언할 경우, 공급망에 마비가 올 것이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자, 일본에 대해 희토류 중단으로 보복조치를 가한 바 있다.

비단, 중국만 수출규제를 가한 것은 아니다. 가장 최근 지난 2019년에는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가했으며, 현재까지 이 규제 틀 자체는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국제 공급망 체계 질서를 정비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추가적인 공급망 타격 시도나 경제보복 조치에도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의회와도 반도체 문제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초당파 의원들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초당파 의원들과 이 같은 만남을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국내 반도체 제조산업을 위해 인가했던 자금을 이번 사태에 배정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했다.

산업계와 의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칩 제조업체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칩 부족은 바이든 대통령이 곧 서명할 예정인 행정명령의 "주요한 동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

WP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고,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은 의료 장비 등 필수품을 충분히 제조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 및 연구개발 강화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글로벌 칩 판매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의 비중은 47%다. 제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쳤다. 생산의 상당 부분을 해외 아웃소싱(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