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쓰니 신세계..아프리카 폭포가 실제처럼 생생

신은진 기자 2021. 2. 24. 17: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 써보니
신은진 기자가 페이스북의 VR(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체험하고 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VR(가상현실)을 보여주는 ‘오큘러스 퀘스트2’는 신세계였다. 기기를 쓰는 순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컴맹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전체적인 작동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계정 연동부터 완전히 처음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우선 흰색의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컨트롤러를 쥐는 방법이 다소 익숙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렌즈가 달린 전면부를 손으로 밀고 당기며 편안한 위치를 찾았다. 눈 사이 간격을 58mm, 63mm, 68mm 3단계로 움직이며 초점을 맞출 수 있는데, 눈 사이가 다소 먼 일부 사용자는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서양인의 얼굴에 맞춰져 있어서인지 기계가 코·볼 등의 부분에 완전하게 밀착되지 않고 약간의 틈이 발생했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초 게임도 VR게임 초보자 입장에서 흥미로웠다. 컨트롤러를 이용해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탁구채를 휘둘러 공을 치는데 반응 속도가 좋았다. 대표적인 리듬 게임인 ‘비트 세이버’는 음악에 맞춰 날아오는 작은 박스를 쪼개는 게임이다. 광선검처럼 컨트롤러를 휘두르면서 박스를 깨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그래픽=양진경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오큘러스 퀘스트2는 다양한 활용도를 자랑했다. 다양한 360도 VR 동영상이 있는데,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됐다.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 동영상을 보면 내가 폭포 상공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져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직접 가서 보더라도 이보다 더 제대로 구경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속에서 상어를 만나는 VR 동영상 역시 대형 수족관에서 상어를 직접 봤을 때보다 더 실감 났다. 코로나 시대에 랜선 해외여행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오큘러스 퀘스트2 해외여행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전작에 비해 해상도를 높였고, 주사율(1초당 보이는 정지화면 수) 역시 크게 향상됐다고 자랑했지만, 화질의 깨끗함과 선명함은 생각만큼 뛰어나지 않았다. 어지러움 현상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503g으로 전작(571g)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하지만 30분 이상 서서 게임할 때는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사용 시간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더 큰 숙제는 물량 확보다.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오큘러스 퀘스트2 가격은 41만4000원. 해외 배송비와 AS 등의 조건을 고려하면 해외 직구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 SK텔레콤 고객이라면 24개월(월 1만7250원) 또는 12개월(월 3만4500원) 약정으로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1만대로 알려진 1차 판매 물량은 3일 만에 완판됐고, 2차 판매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도 100만대 이상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어 SK텔레콤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