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의 변신은 얼마나 효율적이었나. 개막 울산전 결과가 시금석인 이유

개막상대인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청용과 대화하는 강원 김병수 감독과 임채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지난 겨울 K리그 각 구단들은 활발하게 팀 개편 작업을 펼쳤다. 선수의 트레이드와 영입 등은 기본이다. 감독을 교체한 구단도 있었고, 대표이사가 바뀐 구단도 있었다. 목적은 모두 같다. '더 강한 팀, 더 재미있는 축구'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모두 다 좋은 결실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 해도, 실질적으로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 영입이나 선수단 개편이 빈번하다. 겨울 동안은 알 수가 없다. 구단들의 청사진은 모두 그럴싸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전을 통한 점검이 필요하다. 겨울 동안의 팀 강화 작업이 제대로 됐는지는 실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강원FC는 이번 시즌 가장 관심을 끄는 구단 중 하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실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팀 전체를 이끄는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영웅'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초롱이' 이영표가 전 축구사랑나눔재단 이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강원은 전에 비해 빠르고 세련되게 구단 행정업무를 처리해나가기 시작했다.

또한 선수 영입 등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윤석영, 김동현, 신창무,김대원에 이어 외국인 공격수 실라지를 영입했다. 선수 영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던 배경에는 이영표 대표이사의 기민한 일처리도 한 몫 했다는 후문이다. 축구계와 전혀 인연이 없던 전임 대표이사와는 달리 한국 축구의 '레전드' 출신인 이 대표이사는 김병수 감독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며 팀을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일단 여기까지는 매우 순탄하게 일이 진행됐다. 강원은 아무런 잡음 없이 선수단 개편에 이어 국내 전지 훈련을 마쳤다. 이제 개막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꼭 1년 전에도 사실 강원은 매우 순조롭게 2020시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에도 김승대 임채민 등을 필두로 많은 국내 선수들을 영입해, 2019시즌 파이널A 진입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이 컸다. 하지만 2020시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새로운 전력을 많이 수혈했지만, 공수에 걸친 조직력은 별로 강해지지 못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약점을 드러냈다.

때문에 이번 시즌에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강원이 많은 준비를 했지만, 그게 '제대로 된 준비'였는지는 오직 실전을 통해서만 검증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월 1일에 열리는 울산 현대와의 개막전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울산은 강원이 지난 2012년 5월 26일 이후 9년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다. 17번 만나 3무14패로 절대열세였다.

이런 강적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올 시즌 강원의 팀컬러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객관적으로 강한 상대인 울산과의 경기에서 강원 특유의 팀 컬러만 제대로 보여줘도 '겨울 준비'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허무하게 패한다면 지난 겨울의 노력들이 비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을 수 밖에 없다. 과연 강원이 개막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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