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배 주식 와르르..삼천피 16일 천하로

김인오,김규식,신유경 2021. 2. 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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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금리 상승 여진
아시아증시 동반 급락

◆ 코스피 3000 붕괴 ◆

코스피가 2%대 급락하면서 3000선이 무너졌다. 연초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 때문에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45% 급락한 2994.9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3000선 밑으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눈에 띄게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남아 있다"면서 "중화권 증시 부진이 전반적으로 매물 출회 욕구를 자극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61%, 대만 자취엔 지수가 1.40%, 홍콩 항셍지수가 3%가량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 종목은 57개에 불과했고 하락 종목은 835개에 달했다. 20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그동안 강세장을 주도했던 제약·바이오,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업종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포스코케미칼(-7.06%)과 SK이노베이션(-6.33%), LG전자(-4.76%), 셀트리온(-4.73%), 네이버(-4.23%) 낙폭이 컸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23% 급락한 906.31에 마감해 900선을 간신히 지켰다. 개인이 257억원어치, 외국인이 3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5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6원 떨어진 1112.2원에 장을 마쳤다.

[김인오 기자]

미 연준 달래기에도 삼천피 붕괴…외국인 매도에 개미 밀렸다

코스피 2.4% 빠져 2994.98 마감…코스닥도 3.2% 급락

외국인 장중 4200억 매도공세
개미 5600억 순매수도 역부족

전달 29일 이후 16거래일만에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저앉아

증권가 "기업 실적전망은 밝아
韓증시 쉽게 무너지진 않을것"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5.11포인트 내린 2994.98에 거래를 마쳤다. 3000선 붕괴는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이충우 기자
코스피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극복하지 못하고 24일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2976.21을 기록한 뒤로 한 달가량 '삼천피(코스피 3000)'를 상회했지만 이날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고용 목표에 도달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궤도에 오를 때까지 현행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5% 떨어져 2994.98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24일 코스피를 급락으로 이끈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날 장내 거래에서 외국인은 4200억원어치, 기관투자가는 1300억원어치가량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대항해 개인투자자가 5614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복수의 외국계 펀드가 SK바이오팜 1조116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최종적으로 636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시간 외 거래이기 때문에 코스피 급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더욱 가파르게 떨어져 전일 대비 3.23% 하락한 906.31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900선 코앞까지 떨어지면서 우려를 더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우려를 불식시키는 파월 의장 발언이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가 급격히 수축했던 만큼 올해 3월은 기저효과로 물가지표가 빠르게 올라가는 것처럼 착시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부채 수준이 높아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들어 22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작년 말에는 약 19조원이었다. 증시 대기자금을 나타내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74조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65조원으로 줄었다.

만약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올라가 단기적으로는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는 공포도 악재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로 주로 사용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006%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단기금리로 기준금리와 강하게 연동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하게 발생하면서 지난 22일부터 1%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8%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금리가 완연히 상승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부 전문가는 홍콩의 증권거래 인지세 인상 검토가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경계감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홍콩 인지세 인상 검토와 같은 개별 뉴스들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격히 하락 전환한 이유는 홍콩 정부의 인지세 인상 발표와 중국의 부동산 규제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중국 은행들의 모기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며 시장이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홍콩은 글로벌 전체 증시를 뒤흔들기에는 그 규모가 작지만, 시장이 놀란 이유는 세금 이슈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홍콩 정부의 인지세 인상으로 증시가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 실적이 회복 추세에 있어 중장기적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시각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건 단기금리고, 장기금리는 시장참가자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것인데 장기금리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의례적인 수준이었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지고 장기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도 최근 장기금리 상승세에 굳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본질적으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이 태도를 바꾸는 요인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여전히 실적 펀더멘털은 긍정적이다. 현재는 코스피가 3000선에 안착하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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