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3000선 무너진 코스피..아시아 증시 동반 급락 영향

노자운 기자 2021. 2. 24. 16: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2900대 중반선 아래로 가지는 않을 것"

24일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내주며 2% 넘게 급락하며 마감했다.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일 이후 23일만이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 심리가 커지며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5.11포인트(2.45%) 급락한 2994.98포인트로 마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음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를 견뎌내지 못하고 크게 하락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560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317억원, 1344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중에서는 특히 연기금이 총 205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전날과 같은 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SK하이닉스(000660), NAVER(035420), LG화학(051910), 삼성전자우(005935), 현대차(00538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등 시가총액 10위권 안의 종목들이 모두 하락했다.

◇ 홍콩 3%가까이 하락, 中·日도 1%이상 내려

이날 코스피지수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4일(현지 시각)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914.4포인트(2.99%) 급락한 2만9718.24에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99%,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61% 떨어졌다.

이처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 심리가 확대되며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코스피지수가 급등세를 멈추고 횡보를 지속해온 만큼, 아시아 증시의 하락세가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를 한층 더 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홍콩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같은 신흥국으로 묶여 있는 한국 증시에 투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여전한 우려 역시 투자 심리 약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를 조기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경계 심리가 남아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계속된다면 연준으로서도 조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그 외에도 홍콩에서 발표한 증권 거래세 인상이 코스피지수의 급락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2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홍콩 정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재정 지출이 늘어나자 1993년 이후 28년 만에 주식 거래에 붙는 인지세율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종전 0.10%에서 0.03%포인트 오른 0.13%의 인지세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기엔 규모가 작으나, 거래세 이슈가 본격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홍콩의 주식 거래세 인상 소식이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린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 외에도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중국 은행들의 모기지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에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시의 하락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 연구원은 "홍콩 정부의 증권 거래세 인상으로 인해 증시의 방향성이 추세 하락으로 전환할 것 같지는 않다"며 코스피지수가 2900대 중반의 지지선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코스닥도 3% 넘게 하락...900선은 방어

유가증권시장 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0.29포인트(3.23%) 내린 906.31에 마감했다. 기관은 총 545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84억원, 262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전날보다 4.27% 내린 12만1200원에, 셀트리온제약(068760)은 3.55% 떨어진 14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외에 펄어비스(263750),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비엠 등이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한편, 하락장에서도 일부 종목은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업체 오로스테크놀로지는 공모가 2만1000원보다 160% 높은 5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른바 ‘품절주’들이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품절주는 발행 주식 수나 유통 주식 수가 현저히 적어서 주식시장에 거래 물량이 잘 나오지 않는 종목을 뜻한다. 거래량이 적어도 가격 상승폭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날 소리바다(053110)는 전날보다 28.78% 급등한 358원에, 양지사(030960)는 9.51% 오른 1만6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라섬유(001000)는 3.71% 하락 마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