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만들어 GTX 연결한다는데..10년째 전철없는 '위례' 꼴 날라

김태준 2021. 2. 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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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 신도시 교통대책
GTX B·제2경인선 건설조차
사업진행 난항 겪으며 안갯속
신도시 철도망 현실성 의문

◆ 광명·시흥 7만가구 공급 ◆

정부가 6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한 광명시흥지구의 교통 대책과 관련해 "남북을 관통하는 경전철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상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도시의 남북을 관통시킨다는 철도망 계획이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이 철도와 교차시킨다는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나 제2경인선 모두 추진될지조차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결국 2011년 분양을 시작하고도 10년째 전철 하나 없는 2기 신도시 위례처럼 허망한 계획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윤성원 국토교통부 차관은 광명시흥지구 등 신규 택지 지정 계획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광명시흥 신도시의 광역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은 광역철도망 구축"이라며 "남북 연결 철도망을 건설할 예정으로, 세부 내용은 지구계획 수립 단계에서 광역 교통 대책을 마련하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차관은 "철도망 방식은 수요 등을 감안해 경전철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작점과 종점은 수요 분석을 해야 하지만 북쪽으로는 신도림역, 남쪽으로는 KTX 광명역이나 신안산선 학온역 등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추상적인 계획안일 뿐 신도시 입주 전까지 교통 계획이 완비될지는 미지수다. 남북 연결 철도망도 문제지만 이 철도망과 교차할 계획인 GTX B노선이나 제2경인선 고속철도 모두 아직은 '상상 속의 노선'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광명시흥지구를 관통하는 교통 대책이 없다"며 "광역버스나 지하철이 빠르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입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GTX B노선부터가 문제다. B노선은 현재까지 공개된 A~C노선 중 유일하게 강남을 지나지 않아 가장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첫 예비타탕성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가 0.33에 불과했으나, 이후 정부가 노선을 연장하고 남양주 등 3기 신도시 수요까지 합해 간신히 예타 관문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 1월 KDI의 민자적격성 조사에서 부적격 판정이 내려져 안갯속에 휩싸인 상황이다. 제2경인선은 서울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예타가 보류됐다.

이런 교통망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미 2019년 3기 신도시를 발표할 때 나온 바 있다. 기존 2기 신도시 교통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3기 신도시' 교통 대책까지 남발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 추진한 위례신도시에는 아직 철도망이 단 한 개도 갖춰지지 않았다. 위례를 관통하는 트램인 '위례선'이 올해에야 착공을 시작했고 위례~신사선은 삽도 뜨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정사업으로 추진한 위례보다 LH가 광역교통분담금으로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교통사업 속도가 더 빠르다"며 "GTX B노선과 제2경인선 또한 경제성이 충분하고 1·2·7호선, 신안산선과 연결되는 것만으로도 교통이 크게 개선된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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