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의료법, 가덕도.. 본회의 앞두고 고심 큰 국민의힘
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이틀 남은 가운데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국민의힘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거대 여당의 입법 추진을 막을 방법이 없을뿐더러, 논란이 되는 법안들에 대한 당론조차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일방 처리한 법안들, 소위 ILO(국제노동기구) 비준이라든지 가덕도 특별법안이라든지 이런 걸 저희가 다시 한 번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회의를 앞두고 쟁점 법안들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LO 핵심 협약 비준 동의안은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 중 하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ILO 비준안 2건(87호·98호)을 일방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비준안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을 퇴장했다.
그러나 ILO 비준안은 26일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 여당의 추진 의지가 강하고 '공수처법'이나 '부동산3법'처럼 거대 여당이 숫자를 앞세우면 야당이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상황에서 체계·자구 심사권으로 법안을 견제할 수도 없다.
지난 17일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지금 국회는 이른바 다수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여당이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이든 누구든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도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현재 대한민국 국회 내에선 없다"고 강조했다.
금고 이상 처벌을 선고 받은 의사의 면허를 박탈한다는 의료법 개정안과 가덕도 특별법 대응에도 고민이 깊다. 두 법안 모두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명확한 당론조차 없기 때문이다.
논란이 이는 의료법 개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민의힘이 뒤늦게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2일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의사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의사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법을 왜 시도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상임위에서 의료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이 강행 처리한다고 하길래, 파산 부분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부분을 빼서 궁여지책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백신을 접종하는 이 시점에 법안을 밀어붙이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면서도 "의료법 개정안에 국민의힘 의원들끼리 일치된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24일 중앙예방접종센터 현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당론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다른 직역과의 차별성 문제, 의료 직역의 특별한 구분을 둘 만한 문제가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덕도 특별법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당론을 정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 TK(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에만 예타 면제 등 특혜를 주는 게 형평에 맞지 않다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지도부부터 입장 정리가 안 되는 모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방문해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 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입장이 '당론'이냐고 묻는 기자 질문에 "입장이 없다"고만 답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가덕도 특별법에 비판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24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부산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거 같은데 아무리 급해도 꼭 지켜야할 일들은 지키고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가덕도 법안이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검토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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