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구보의 '새옹지마 맞대결'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2021. 2. 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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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이강인(왼쪽)과 구보 다케후사.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누비는 동갑내기 한·일 샛별 이강인(발렌시아)과 구보 다케후사(이상 20·헤타페)의 희비가 엇갈린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출장이 많지 않고 이적이 무산됐던 이강인이 울상이었다. 구보는 헤타페 이적 직후부터 존재감을 보이며 상한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강인이 선발로 강렬한 활약을 펼치면서 구보의 원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는 반면 구보는 최근 팀이 부진한 가운데 출전이 뜸해지면서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그야말로 새옹지마다. 이들은 묘한 운명의 희비 속에 다음 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이강인은 지난 21일 셀타 비고와의 리그 24라운드 홈경기에 모처럼 선발로 출전해 결승골을 도왔다. 이강인은 이날 완벽한 도움(4호)을 비롯해 화려한 개인기와 센스 넘치는 패스로 경기를 지배했다. 이강인의 천재성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 후 팬과 현지 언론의 반응이 뜨거웠다. 발렌시아 팬들은 “이강인을 계속 선발로 써야 한다” “당장 재계약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매체는 이강인을 라리가 24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하며 활약을 인정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가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내기 시작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강인은 올 시즌 초반 주전으로 나오는가 싶었으나 중반 이후 다시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다. 이적을 노렸으나 겨울 이적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결국 잔류했다. 곡절을 겪은 이강인은 모처럼 찾아온 선발 기회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다시 한번 상황을 반전시켰다.

반면 지난 1월 헤타페 이적 후 인상적 활약을 펼친 구보는 최근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헤타페는 최근 4연패 포함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의 늪에 빠졌다. 팀이 리그 17위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구보의 존재감도 약해졌다. 비야레알을 떠나 헤타페로 임대된 구보는 지난달 12일 엘체와 데뷔전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2골에 관여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다음 우에스카전에서는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구보는 이 경기에서 부진했고 헤타페는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후 구보는 최근 5경기에서 출전 시간이 79분-59분-35분-32분-9분으로 줄고 있다. 강등 위기에 처한 헤타페가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구보 대신 수비성향이 강한 선수가 선호되고 있다.

스페인 매체 AS는 24일 “한 달전에 팀을 흥분시켰던 구보는 이제 교체선수로 전락했다. 팀이 어느때보다 수비적”이라고 전했다. 일본 매체 ‘사커채널’도 이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며 “구보가 팀 전술의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강인과 구보의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발렌시아와 헤타페는 오는 28일 오전 5시에 맞대결을 벌인다. 곡절 많은 두 동갑내기의 한·일 대결에서 누가 웃게 될지 주목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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