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초량천 생태하천 공사, 예산 부족해 다시 5년 뒤로

권대오 영남본부 기자 2021. 2. 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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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원 부족해 완전 개통 포기

(시사저널=권대오 영남본부 기자)

10년째 공사 중인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공사 ⓒ시사저널 권대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모델로 한 '청계천+20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당시 총사업비 2412억원을 투입해 2015년까지 모두 20곳을 도심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초량천은 2010년 5월 청계천+20 2차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도심 생태하천 복원을 위한 국가정책으로 초량천이 선정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공사 중이다.

공사가 한없이 지연되면서 주민 불만이 높아지자, 부산시 동구는 지난 2월 4일 초량천 복원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부산시는 올해 4월에 공사를 준공한다는 설명자료를 배부했다. 그러나 시사저널 확인 결과 부산시 설명과 실제 완공 일정은 달랐다.

부산시 내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하나의 구간이었던 초량천 공사 구간은 1·2단계로 나뉜다. 올해는 1단계 구간만 완공되고, 2단계 구간은 공사가 잠정 중단된다. 부산시가 실제로 계획한  초량천 준공 일정은 올해 4월이 아니라 4년 후인 2025년이다.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부와 부산시가 책정한 공사비는 300억원이다. 2014년 실시설계 후 2016년 370억원으로 공사비를 증액한 후 2017년 토지 등에 대한 보상을 완료했다. 이어 2019년 마지막 단계인 4차 공사가 시작되면서 10년을 끌어온 사업이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또다시 증액된 공사비 25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부산시가 추가된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해 전체 425m 구간 중 316m 구간만 일부 개통한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저류조 차수 공사 등 추가 공사가 생기면서 공사비가 더 들어갔다. 공사비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확보하지 못했다. 추가 공사비가 확보되면 나머지 구간 공사는 바로 진행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부산시는 1단계 부분 개통을 통해 초량천 복원 효과를 체감했고, 주민들의 사업 요구 등 분위기가 조성되면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초량천 복원 2단계 구간은 초량육거리~부산고등학교 입구 109m 구간이다. 부산시는 2024년 공사를 재개해 2025년 완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초량천 생태하천 공간계획 ⓒ부산시

예산 미확보와 함께 2단계 구간에 설치될 회전교차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부산고등학교 앞에 계획된 초량천 회전교차로가 대형자동차 통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회전교차로 설계지침(2014.12)에 따르면, 내접원 지름 30m인 초량천 회전교차로는 대형자동차 시속 20km 기준은 충족하나, 시속 30km 기준엔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실시설계 당시의 기준에 맞춰서 설계했지만 추후 공사 때는 변화된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초량천 주변이 공사판이 되면서 주민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이희자 동구 의회 의원은 "하루하루 영업이익에 희비가 나뉘는데 가게 코앞에서 10년 세월 사람과 차량의 통행을 막는 공사를 해댔으니 불편을 넘어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초량천 생태하천 완전한 복원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참아 왔다. 그런데 또다시 준공이 미뤄졌다. 부산시가 지역 주민과 주변 상인의 어려움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초량천 공사는 예산 부족으로 반쪽이 됐지만, 초량천 주변에 공공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에는 5억원 (국비 4억원, 시비·구비 각 5000만원) 예산이 배정됐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동구는 '예술인 일자리 지원과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초량천 일대에 공공 조형물을 설치하는 제안'으로 공모에 당선돼 보조금을 받았다. 올해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초량천 공사가 늦춰지면서 공공 조형물 설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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