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 일단락..장남 조현식 대표직 자진 사임

김민석 기자 2021. 2. 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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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단독 대표이사 체제 책임경영에 힘 싣겠다"
조양래 회장 대한 성년후견심판 절차는 계속 이어질듯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대표이사(왼쪽)와 조현식 대표이사(뉴스1DB)© 뉴스1©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지난해 불거진 핵심 경영진 및 대주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보다 일사불란하고 기민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 (조현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경영에 더욱 힘을 싣겠습니다."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조현식 대표이사가 최근 불거진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다.

조 대표는 24일 지난 5일 이사회에 공식 제출한 주주서한을 공개하며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최근 일련의 문제들로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쳤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한상 교수 추천은 회사의 미래지향적인 거버넌스 초석을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걸고 드리는 진심 어린 제안"이라고 했다.

조 대표의 이번 결정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을 놓고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것이 장남으로서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앞서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대표에 보유한 전 지분을 매각하며 차남 승계를 확정한 것에 대해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조 회장이 내린 후계 결정이 건강한 정신으로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인지를 법원에서 판단받겠다는 의미다.

당시 기존 조현범 대표가 가진 지분은 19.31%로 조현식 대표(19.32%)와 비슷했지만, 아버지 지분을 받으면서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조현식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아버지의 성년후견심판 절차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차남승계 결정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국타이어가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자 조현식 대표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크게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조현식 대표는 이번 주주서한을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영권 분쟁 논란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지만,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 절차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조현식 대표가 조희경 이사장과 긴밀한 협의를 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또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대표는 성년후견심판 절차와 관련 지난 19일 참가인 자격으로 출석해 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현식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음으로써 대외적인 이미지를 높인 후 장기적인 소송에 대응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아울러 회사 경영에 완전히 손을 뗄 수는 없는 만큼, 이한상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추대해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국타이어 본사와 조희경 이사장 측은 "기사를 보고 해당 소식을 알게 됐으며, 배경과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한상 교수는 기업 거버넌스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초빙돼 거버넌스의 방향에 대해 강연한 바 있다. 또 국내 유수의 회사에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기업의 지배구조 평가를 C등급에서 2년 연속 A등급으로 견인하는 등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이한상 교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의 주총 안건에 대한 최종 결정은 25일 이뤄진다. 주주총회는 3월 말 진행될 예정이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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