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광명 등 10만호 공급 계획 합격점.. 속도가 관건"

허지윤 기자 2021. 2. 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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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 광명시흥에 7만가구, 부산 대저에 1만8000가구, 광주 산정에 1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추가로 내놓자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 적합도면에서 ‘합격’ 점수를 줬다. 주택 수요 분산과 시장 안정화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위치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특히 6번째 3기신도시 입지로 발표된 ‘광명 시흥’에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서울 서남권 지역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공급 속도와 함께 철도 연결성 확보는 잘 지켜봐야 할 점이라고 했다. 주택 공급 물량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또 ‘실행’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는 24일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경기 광명 시흥에 1271만㎡, 부산대저에 243만㎡, 광주 산정에 168만㎡ 규모로 택지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광명·시흥 7만가구 "서울 가깝고 균형개발 효과도 좋아"

이번에 발표된 경기도 광명·시흥지구는 그동안 수도권 신도시 1순위 후보지로 거론돼왔던 지역이다.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노온사동, 가학동 및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대를 아우르는 곳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2015년 지구에서 해제됐고, 지금은 논밭과 소규모 창고시설 등이 있다.

2020년 5월 드론으로 촬영한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KTX 전경. /고운호 기자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주택 공급 대책에 합격점을 줬다. 서울과 매우 가까운 서남권 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수도권 균형 개발이 가능해진 데다 서울 접근성 등을 고려하면 집값 안정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과 인접해있고 구로, 안산, 평택, 인천 등에서 직장을 다니는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위치"라면서 "자족기능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고 광역 교통망만 잘 연결된다면 서울 수요 분산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앞서 발표된 수도권 3기신도시 공공택지 지구를 보면, 서북권(고양 창릉, 인천 계양)과 동북권(남양주)·동남권(하남 교산)이 발표됐고 서남권이 빠져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안배 차원에서 적절하다"면서 "다만 이렇게 좋은 위치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고 했다.

박 전문위원에 따르면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공급계획 물량 7만가구는 과거 보급자리주택지구 선정 당시 계획 물량보다도 적다. 앞서 이명박정부는 2020년까지 광명·시흥 권역 내 공공택지에 주택공급물량으로 약 19만가구를 계획했었다.

◇ "단기 불안 있어도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 효과 클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교통망이 개선되고 대규모 주거단지가 마련된다는 소식에 단기적으로는 인근 지역 집값이 오르는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입주 시기엔 집값이 내리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명은 이미 경기권 최대 규모의 뉴타운이 추진되는 곳이다. 재개발 구역만 11곳이다.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2025년쯤엔 2만5000가구 규모의 브랜드 아파트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광명시흥 신도시도 비슷한 시기 입주자 모집을 할 계획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 전까지는 광역교통망 확충 등으로 시장이 개발 호재로 받아들이며 이 일대 집값이 들썩일 수 있고 대기수요에 따른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입주 시기에는 공급이 늘어나 집값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합수 수석전문위원도 "서울과의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으로, 광명 지역을 비롯한 서남권 주택가격 안정화에 충분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 일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형도면./국토교통부 제공

하지만 전문가들은 교통망 확충이 따라줘야 수도권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는 도시가 완성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국토부는 광명시흥 교통대책으로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 여의도까지 20분, 서울역까지 25분, 강남역까지 45분 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2·7호선, 신안산선, GTX-B, 제2경인선 등을 연결하는 철도 교통망이 구축된다. 하지만 교통 계획은 정부의 일정보다 많이 늦어진 예가 많다.

박합수 수석전문위원은 "1·2기 신도시들이 겪은 입주 후 교통대란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정부 계획대로 지하철 연결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역 지정과 토지 보상 등의 절차에 속도를 내야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인천 계양은 문화재 출토 문제로, 하남지구 등은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 계획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집값 안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지정된 광명·시흥지구 대부분도 사유지다. 심교언 교수는 "결국 공급 속도가 관건"이라며 "토지 소유자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 사업이 계획 일정보다 늦춰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 "부산 대저·광주 산정, 물량 충분, 주택 수요 충족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산과 광주에 선정한 신규 공공택지를 두고서도 긍정적 평가를 잇따라 내놨다. 부산 대저 공공택지는 김해공항 북쪽 지역으로 고속도로와 지하철 3호선 등 교통 체계를 갖춘 지역이고 광주 산정은 하남산업단지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토부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저동 일대의 부산 대저지구를 부산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한 자족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자족용지 인근에 창업지원시설·청년주택을 배치해 직주근접 생활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교통대책으로는 지구 내 부산김해경전철 역사를 신설해 부산 도심과 김해 방면으로의 접근을 쉽게 할 예정이다. 또 명지 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를 경유하는 강서선 트램 확정시 지구 내 정거장을 설치해 지구 남측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 장수동 일대의 광주 산정지구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빛그린산단 등 근로자를 위한 주거지를 공급하고 스마트 물류 및 청년창업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교통대책으로는 하남진곡산단로와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를 신설하고 연결 IC를 개량해 무안광주·호남고속도로 등과의 광역 접근을 쉽게 할 계획이다.

고준석 교수는 "부산과 광주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감안하면 부산 대저와 광주 산정에 계획된 공급 물량은 지역 주택 시장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량"이라면서 "그동안 부산은 동부권만 집값이 많이 오르는 동고서저(東高西低) 경향이 강했는데, 강서구 등 서부권의 개발호재와 신도시 조성 등이 주택 수요 분산과 균형발전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 산정, 부산 대저 공공주택지구 일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형도면.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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