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대선 불출마' 질문에 "그렇게만 말씀 드릴 수 없다"

최형창 2021. 2. 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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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추진 위해서라도 대선 출마 전망도
與 일각 "경선에서 떨어지더라도 경남지사 재선에 유리"
대법 무죄 판결 전제..친문 중심 경선연기론 '솔솔'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는 24일 차기 행보와 관련해 “경남지사 재선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대선 불출마’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에는 “그렇게만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중요성을 반복했다. 김 지사는 “경남에서는 이 부울경 메가시티를 통해서 시도단위로는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서 권역단위 ‘도’로 또 하나의 수도권을 만드는 게 워낙 중요한 일”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는 게 저로서는 좀 운명적인 숙제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사로서도 그렇고 정치인으로서도 노무현 대통령께서 국가 균형발전 처음 제안하시면서 신도시 만들었다”며 “수도권 집중이 엄청 가속화되고 있어서 이제는 우리도 권역단위로 풀어나가는 게 꼭 필요하다. 그래서 국가 균형발전을 업그레이드시켜서 성공시키는 게 저한테는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경남지사로서 4년 만에 이런 결과를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면 경남지사의 재선에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명확히 불출마 안 밝힌 김경수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김 지사의 반응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 볼 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지사 말처럼 부울경 메가시티는 단순히 시도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처럼 중앙정부 예산까지 투입해야하는 전국 단위 이슈다. 그러면 경남지사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돼 추진하는 방향이 훨씬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런 차원에서 김 지사가 대선 경선에 나와 지역 불균형 문제와 ‘부울경 메가시티’를 어젠다로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출마 후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김 지사가 언급한 ‘경남지사 재선’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주목도가 높은 대선판에 뛰어들어 부울경 메가시티 당위성을 주장하면 몸값을 올릴 수 있고, 경남지사 재선을 하려고 하더라도 그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선연기론 던지고 여론 주시하는 친문

최근 당 일각에서는 경선연기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이 역시 김 지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헌대로라면 민주당은 오는 9월 대선주자를 선출해야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최근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는데 저희가 전혀 예상치도 못했고,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전염병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그렇다면 이제 예정돼 있던 정치 일정도 조금 이제 당내 경선 흥행이라든지 또는 더 좋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서 그러한 시간 조정, 시간표 조정 이런 것들은 충분히 논의해서 바꿔볼 필요도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제안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와 흥행을 이유로 들었지만 전 의원과 가까운 김 지사의 판결을 기다리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무죄 선고를 받으면 친노·친문 진영이 뭉쳐 김 지사를 대권주자로 밀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노·친문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이들이 꽤 있는데 그런 분들 중심으로 김 지사를 미는 분위기가 있지 않느냐”라며 “하지만 자칫 김 지사가 너무 일찍 대권 욕심을 내려다가 2012년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기 대권을 위해 몸을 풀고 있는 김두관 의원은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지사에서 사퇴 후 당 내 경선에 출마했다. 당시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주가를 올리던 김 의원은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고, 이후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되기 전까지 정치권 바깥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더라도 김 지사가 대선 경선에 출마하려면 무죄 판결이 전제돼야 한다. 그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1·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김 지사는 “아직 법원 판결이 나지 않았는데 무죄를 전제로 어떻게 하겠다라고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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