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우즈, 차량 전복 사고로 두 다리 수술 '중상'.. 골프 인생 최대 기로

최현태 2021. 2. 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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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자동차 전복 사고로 중상을 당했다. 허리 수술 뒤 재활중이던 우즈는 이번 사고로 두 다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각종 기록 경신은 물론, 골프 인생의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우즈가 운전하던 차가 왕복 4차선 도로의 가파른 내리막길 곡선구간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전복했다. 차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여러 차례 구르며 반대편 차선의 연석과 나무 등을 들이받았고, 도로에서 9m가량 떨어진 비탈길에서 멈췄다. 우즈가 몰던 차는 현대자동차의 2021년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GV80이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카운티 보안관은 “차량 앞부분과 범퍼가 완전히 파괴됐지만 에어백이 작동했다. 우즈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 내부 차체가 거의 파손되지 않았을 정도로 온전한 상태여서 우즈가 살아남을 수 있는 쿠션 역할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치명적인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약물복용이나 음주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고 사고 현장에서 급제동할 때 생기는 타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고원인을 과속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난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45마일(72㎞)이며 평소에도 사고가 빈발하는 곳이다.
우즈는 이날 사고로 두 다리를 수술 받는 중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골프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우즈는 2009년에도 SUV 차량을 운전하다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로 재활 클리닉을 받았고 5개월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우즈는 지난달 말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중이었고 이날 자동차 사고까지 당한 만큼 당분간 필드 복귀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가 도전중인 각종 대기록 경신도 멈추게 됐다. 우즈는 2019년 10월 조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82승을 달성, 샘 스니드(미국)가 세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 타이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기록 작성을 1승 남겨 놓은 상황에서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것이다. 또 메이저 대회 15승을 기록중인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가 세운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 경신에도 도전중이다.

1996년 프로 데뷔한 우즈는 1997년 21세에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고 2000년 24세에 모든 메이저대회(마스터스·US오픈·디 오픈·PGA챔피언십)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 골프 황제로 군림했다. 하지만 우즈는 2009년 섹스 스캔들로 아내와 이혼하고 4차례나 허리수술을 받는 등 악재가 겹치면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281주 연속으로 1위를 지키던 세계랭킹은 한때 1199위까지 떨어졌고 그의 상징이던 나이키도 2016년 후원을 끊었다. 급기야 2017년 6월 집 근처에서 음주·약물운전으로 체포된 우즈의 머그샷까지 공개됐다.

그러나 우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8년 3월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2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5위에 이어 9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1개월 만에 80승 고지에 올라 부활에 성공했다. 이어 2019년 4월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명인열전’ 마스터스를 제패해 다섯번째 그린재킷을 입으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마스터스 우승이자,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다.
우즈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쾌유를 바라는 각계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빠른 쾌유를 빈다.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9년 5월 우즈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는 등 우즈와 가깝게 지냈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저스틴 토머스(28·미국)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워크데이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매우 걱정된다. 우즈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도 성명을 통해 “투어와 선수들을 대표해 우즈의 빠른 회복에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우즈의 수술 경과에 대해서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내 형제인 우즈를 위해 기도하며,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축구 선수인 개러스 베일, 게리 리네커와 농구 선수 출신 매직 존슨 등도 우즈의 쾌유를 기원했다. 우즈의 후원사 나이키와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 등도 우즈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우즈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교제한 ‘스키 여제’ 린지 본도 “우즈를 위해 기도한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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