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풍기고 싶은, '서울 이랜드의 은은한 향기' 조향기

임기환 2021. 2. 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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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 조향기.

서울 이랜드의 스트라이커이자 중앙 수비수인 조향기는 구단에 남은 유일한 '원년 멤버'다.

조향기 역시 포천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서울 이랜드로 복귀했다.

이에 조향기는 멋쩍게 웃으면서 "서울 이랜드에 있으면서 매년 너무 많이 바뀌어 항상 새 팀에 온 거 같다. 다른 선수는 쉽게 못 느껴볼 감정일 듯하다. 김영광, 김동철 등의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작년부터 구단의 유일한 원년 멤버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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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풍기고 싶은, '서울 이랜드의 은은한 향기' 조향기

(베스트 일레븐=서귀포)


서울 이랜드 조향기. 190cm에 육박하는 훤칠한 키에 샤프한 용모. 이름이 존재 자체를 대변하는 선수이지만 서울 이랜드에서는 그다지 향기를 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서울 이랜드의 스트라이커이자 중앙 수비수인 조향기는 구단에 남은 유일한 ‘원년 멤버’다. 2015년 광운대학교 졸업 후 그해 바로 마틴 레니 감독이 이끈 서울 이랜드에 입단했다. 그러나 여섯 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그리고 이듬해 열 경기, 그 다음해인 2017년에 14경기를 소화하며 매 시즌 출전 기회를 늘려 나가긴 했다. 2017시즌 출장 수가 늘어난 이유는 김병수 전 감독(현 강원 FC 감독)이 조향기의 빌드업 능력을 눈 여겨 보고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조향기는 “김 감독님이 빌드업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나 역시 그 부분에 자신이 있었다. 부천 FC 1995전에서 기회를 받아 교체 투입 후 좋은 경기를 한 뒤로 베스트로 많이 뛰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조향기의 향기는 아주 잠깐 잠실 종합운동장에 풍겼을 뿐이었다. 조향기는 그 시즌 후반기부터 기회가 줄었고 이듬해 당시 내셔널리그에 속한 창원시청으로 임대됐다. 리그 22경기를 뛰며 존재감을 보인 창원시청을 뒤로 하고 1년 만에 포천시민축구단으로 적을 옮겼다. 공익근무로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포천에서 함께 했던 선수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서울 이랜드로 팀을 옮긴 골키퍼 김경민이었다.

조향기 역시 포천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서울 이랜드로 복귀했다. 돌고 돌아 왔는데 그 팀이 다시 서울 이랜드다. 그렇게 몇 년을 하다 보니 서울 이랜드 창단 후 유일하게 생존한(?) 팀의 원 클럽 맨이 됐다.


이에 조향기는 멋쩍게 웃으면서 “서울 이랜드에 있으면서 매년 너무 많이 바뀌어 항상 새 팀에 온 거 같다. 다른 선수는 쉽게 못 느껴볼 감정일 듯하다. 김영광, 김동철 등의 선수들이 이적하면서 작년부터 구단의 유일한 원년 멤버가 됐다”라고 말했다.

원년 멤버라 원래대로 서울 이랜드에서 모든 시즌을 보냈다면 이제 서울 이랜드 6년 차 선수로 새 시즌을 임하게 되는 건데, 부침을 겪고 군대도 갔다 오다 보니 뛴 통산 경기 수는 30경기에 그친다.

1992년생으로 올해 벌써 우리 나이로 서른에 접어 들어 더는 젊다고도 보기 힘들다. 그래서 조향기는 올 시즌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두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감독 요청에 따라 공격수로 뛰다 수비수로 뛰는 등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정체가 모호한 커리어를 보내게 됐지만, 이번 시즌 만큼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싶다는 각오다.

조향기는 “편한 건 중앙 수비인데 감독님이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포지션보다는 팀의 승격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릴 때부터 독한 게 없다. 근성이 없다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올해는 거칠게 개처럼 물고 뜯겠다. 올해가 마지막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개처럼 안 하면 안 될 것 같다”라고 올 시즌에 대한 강한 집착과 근성을 보였다.

집안이 기독교라 아버지가 성경의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문구에서 따와 지었다는 그 이름처럼, 조향기는 이번 시즌 서울 이랜드의 향기로 피어오르려 한다. 그의 마지막 멘트에서 왠지 모를 기대감과 간절함이 느껴졌다. “이번 시즌 서울 이랜드에서 꼭 그라운드의 향기를 피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잠실 운동장에서 감미로운 향기를 일으켜 서울 이랜드 팬들을 홀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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