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타이어 장남 "사임하겠다".. 경영권 분쟁 마무리되나

동생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던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작년 6월 이후 불거진 한국타이어 3세들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24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조현식 부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자료를 내고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제안을 지난 5일 이사회에 제출했다”며 “이한상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조 부회장은 주주서한에서 “지난해 불거진 핵심 경영진 및 대주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인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한상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의 전문성과 독립성, 회계 투명성과 기업가치와 관련해 국내 정상급 전문가”라며 “세간의 부정적 평가를 일소하고 진정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움을 줄 적임자”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일련의 문제들로 인해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했다.

조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한상 교수 사외이사 선임 마무리”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겠다”고 밝힘에 따라 마음의 정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경영권을 둘러싼 3세들의 분쟁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은 작년 6월, 3세중 막내인 조현범 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 전체(23.59%)를 양도 받아 최대주주(42.9%)로 올라선 뒤 본격화됐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아버지가 건강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성년 후견을 법원에 신청하는 등 반발해왔고, 조현식 부회장도 소송에 동참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조 부회장이 이번 사임 의사를 굳히는 과정에서 조희경 이사장과 협의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현식 대표가 사임하면 지분이 거의 없는 조희경 이사장의 반발 동력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조현범 사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조 부회장은 사내 영향력이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부회장이 큰 무력감을 느끼고 사퇴를 결심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그러나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조현범 사장의 경영 전반을 견제·감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어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부회장의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채택될지 여부는 25일 결정되고 3월 말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조 부회장은 지분 19.32%를 보유하고 있고,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룰'이 적용됨에 따라 조 부회장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