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나의 소심한 성격 닮을까봐 자식 낳기 두려워요

기자 2021. 2. 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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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의 결혼 3년 차입니다.

아이가 태어나 저와 같은 삶을 반복한다면 정말 괴로울 것 같습니다.

미래의 아이가 자신의 소심함만을 그대로 물려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실제 키와 몸무게 등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 신체적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정값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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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독자 고민

30대 후반의 결혼 3년 차입니다. 저희 부부는 큰 갈등이 있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원하지만 저는 반대합니다. 겉으로는 여러 이유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저를 똑 닮은 아이가 태어날까 두렵습니다. 천성적으로 소심해서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이 힘들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며 부모님이 걱정도 많이 하고, 혼도 많이 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저와 같은 삶을 반복한다면 정말 괴로울 것 같습니다.

A: 성격은 유전보다 환경 영향이 더 커…유연하게 생각하세요

▶▶ 솔루션

우리 시대에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많은 고민을 거쳐야 할 어려운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사연을 주신 분은 유전에 대한 염려가 큰 것 같은데요. 미래의 아이가 자신의 소심함만을 그대로 물려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실제 키와 몸무게 등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 신체적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환경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성격은 더욱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유전자가 우리 삶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육환경, 사회적 관계, 생활습관 등과 상호작용을 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라고 하더라도 자라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집니다. 소심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인구의 약 25%는 유전자의 영향으로 높은 불안 성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이는 고정값이 아닙니다. 점점 더 불안 성향이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소심한 아이일수록 차근차근 용기를 길러줘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중요성을 알고 연습을 거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낳는다면 이 부분만큼은 부모님과 다르게 아이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은 단지 ‘유전자 운반체’가 아닙니다. 한계는 있지만 우리는 물려받은 유전자보다 더 좋은 유전자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되는 것 역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자신의 밑바닥을 확인할 만큼 힘든 일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정신적 성장이 일어납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느낄 수도 있고, 존재만으로 소중한 아이를 보면서 자기 가치감을 회복할 수도 있고, 전에 없던 책임감과 용기를 지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되는 것은 일방적으로 베풀고 희생하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매력적인 경험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시점에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난 아이를 낳지 않겠어’라는 확고한 마음보다 ‘아직 아이를 가질 자신이 없어’ 정도로 좀 더 유연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아내와 좀 더 진솔하게 상의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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