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제안한 이재명 또 저격한 김경수 "기본소득 만능론은 틀렸다"
"대선 경선 연기?시너지 효과 낼 수 있는 적절 방안 논의"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친문(親文)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기승전-기본소득, 기본소득 만능론은 틀렸다"며 연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기적인 미래의 우려 때문에 기본소득을 지금부터 논의하는 건 좋은데 시기상조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 지사가 제안한) 1인당 50만 원이면 연간 26조 원"이라며 "월 4만 원씩 1인당 뿌릴 거냐. 아니면 위기 가정이나 기초연금 대상자에 두 배씩 드리는 게 훨씬 더 사회적으로 급한 거 아니냐"라고 했다. 재정의 한계로 현재로선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계층을 돕는 선별적 복지가 더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제가 '그렇게 가면 안 된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이 지사도 '기승전 기본소득은 아니다'라고 받아들여주셔서 그건 다행"이라며 "그렇다면 지금은 한정된 재원 예산을 가지고 어디에 먼저 투자를 할지가 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에 대해서 찬성이냐 반대냐를 놓고 찬반논란이 벌어지는 건 적절치가 않다"고 했다. 또 기본소득 논쟁 등을 위한 이 지사의 만남 제안에는 "이 지사가 오시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자 '친문 적자'인 김 지사는 연일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이 지사가 '기승전-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작심비판했다. 또 '이 지사가 민주당 노선 안에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 지사가 민주당과 함께 다음 정부를 담당하겠다고 한다면, 본인 주장이 한국 현실에 적합한지 토론할 여지를 열어두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했다. 김 지사 외에도 정세균·이낙연·임종석 등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이 지사 기본소득을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일각에선 차기 대선 경선 연기론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내 '反이재명 연대' 움직임에 이 지사는 기본소득 등 정책 논쟁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며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전날(23일) 정부 세입과 조세저항을 고려한다면 보편 지원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선별복지는 나쁘고 보편복지와 기본소득은 무조건 옳다는 것도 아니다. 기본소득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선별복지도 보편복지도 모두 필요하지만 선별홀릭에 빠지거나 기본소득을 배제하지 말고 단순 복지정책과 복지적 경제정책 간에 경쟁을 시켜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김 지사의 기본소득 비판에 "제가 진정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기승전 경제'이고 기본소득은 기승전 경제를 위한 하위개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에게 "'기승전 경제'를 통해 오직 '국민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이날 거듭 '기본소득은 틀렸다'며 이 지사를 저격한 것이다.
한편 김 지사는 여권 내 대선 경선 연기설에 대해선 "(저는) 지금 우리 당에 당적이 정지돼 있는 상황이며 지방정부의 수장으로 중앙정치의 이런 저런 논의에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당의 대선경선은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 잠재적인 주자들을 중심으로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며 "그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잘 논의해서 새로운 대표가 논의를 잘 정리해서 국민에 신뢰받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86세대 제3후보론에 대해선 "이번 대선에서 우리 당의 능력이 있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에 민주당의 미래, 당의 집권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요즘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경쟁하는 그 모습 자체가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모델 아니겠나"라고 했다.
오는 4월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날 경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경남도지사로서 4년 만에 결과를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면 경남지사 재선에 도전하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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