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한승주>"반일·반미 등 정치적 환경에 휘둘리는 韓외교.. 미래 위해 실용외교 펼쳐야"

김영주 기자 2021. 2. 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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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국 외교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양 극단으로 갈린 국내 정치의 영향을 꼽았다.

다른 나라의 외교 정책도 국내 정치의 영향을 불가피하게 받지만, 한국만큼 두드러지진 않다는 진단이다.

한 이사장은 회고록('한국에 외교는 있는가')에서 "일반적으로 민주국가에서는 외교의 50%가 국내 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 외교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정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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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외교는 인재도, 절차도, 정책도 없고 코드만 있는 3무 1유 외교”라고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한국외교 문제점과 방향

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한국 외교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양 극단으로 갈린 국내 정치의 영향을 꼽았다. 다른 나라의 외교 정책도 국내 정치의 영향을 불가피하게 받지만, 한국만큼 두드러지진 않다는 진단이다. 그는 한국이 미래를 향해가기 위해선 실용외교를 펼쳐야 하고, 실용외교를 펼치기 위해선 ‘트라이벌리즘(tribalism·동족 의식)’ 극복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지난 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는 우리 편은 무슨 일을 해도 괜찮고 상대방이 하는 일은 다 나쁘다는 진영논리, 영어로 말하면 트라이벌리즘이 매우 강하다”며 “이 때문에 외교가 이념·코드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일관성도 없다”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일정서를 이용해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까지 유용한 사건이나 “통일 뒤에는 어차피 우리 민족의 것이 된다”며 북핵을 용인하자는 극단적 민족주의가 가능한 배경에도 양 극단으로 갈린 한국 사회의 정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이사장은 “가끔 택시를 탈 때면 운전기사들이 극좌, 극우로 나뉘어 있음을 느낀다”며 “한국 외교가 국내 정치에 특히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상황은 한국과 다를까. 한 이사장은 회고록(‘한국에 외교는 있는가’)에서 “일반적으로 민주국가에서는 외교의 50%가 국내 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국 외교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정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이사장은 “독일의 통일 정책을 연구하면서 독일인들에게 국내적으로 논란이 많지 않았는지 물으면 ‘그렇지 않았다’고 하고 일본, 영국, 호주 등도 외교 정책이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띤다”며 “한국의 경향성은 한반도 분단 상황과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등에서 오는 특수성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이사장은 한국 외교가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실용외교로 나아가야만 미래가 있다는 소신을 거듭 강조했다. 실용외교를 ‘평화나 경제나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으면 그 길을 가는 것’이라는 정의도 내렸다. 그는 “한반도를 분단시킨 미국은 나쁜데 왜 동맹을 하느냐고 여기는 반미주의에서 출발한 외교 정책을 펴선 안 된다”며 “정치인들이 민족적 단일성이 있는 나라기 때문에 국내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측면도 역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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