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가한 '1호 접종' 공방.."가만 있는 게 도와주는 것"
김환주 해설위원
국내에서도 오늘 코로나 19 백신이 첫 출하 돼 이틀 뒤인 금요일부터 접종이 시작됩니다.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온 지 1년 1개월여만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부터 접종합니다.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국면에 들어갑니다. 이 민감한 시기에 정치권은 이른바 1호 접종 공방으로 요란한 상황입니다.
대통령이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불신을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 발단이 됐습니다. 여당 의원이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비난하자, 그렇다면 국민이 실험대상이냐는 반박이 뒤따랐고, 공방이 불붙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당국자부터 접종해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대통령 1호 접종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민주당은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는 정치공세다, 대통령이 먼저 맞으면 또 특혜시비 제기할 것 아니냐고 맞받았습니다. 공방이 드세지자 질병관리청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해진 순서대로 접종한다고 못박았습니다. 백신의 안전성을 재확인하면서 접종을 실험대상으로 표현한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만 65세 미만부터 개시됩니다. 문 대통령은 68셉니다. 그래서 청와대는 1호 접종은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맞겠다는 응답률이 90%가 넘는 상황에서 국민불신이 생기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백신 접종의 목표는 집단면역 형성을 통한 코로나 극복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면 그것 역시 집단면역을 위해서라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정치권이 백신의 안전성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고 탓할 일만은 아닙니다. 정부 역시 불신 해소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합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1호 논쟁에만 매몰돼 있는 게 너무 한가한 일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볼 일입니다. 차라리 양쪽 다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어느 감염병 전문가의 지적을 여야는 흘려들어선 안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김환주 기자 (towndr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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