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안 돼, '톰과 제리'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따로 노는, 클레이 모레츠.
2D와 3D 사이 간극은 상당하다. 이들이 한 화면에 배치되면 그 이물감은 클 수밖에 없다. 만든 이에겐 엄청난 시도였겠으나, 보는 이에겐 낯설거나 가벼운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활약했지만 2D 애니메이션과 ‘따로 국밥’된, 영화 ‘톰과 제리’(감독 팀 스토리)가 그 증거다.
‘톰과 제리’는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는 뉴욕 한 고급 호텔에서 카일라(클레이 모레츠)가 소시오패스 꼬마 생쥐 ‘제리’를 잡기 위해 고양이 ‘톰’을 고용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호기롭다. 첫 장면부터 실사 풍경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패기를 보여준다. 뉴욕 상공을 날아다니던 비둘기 3마리가 그루브 강한 노래에 맞춰 랩을 읊조리는 아이디어는 시선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동물에게 현실에선 가능하지 않을 인간의 동선을 덧입혀 웃음보를 자극하고자 한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2D와 3D를 함께 사용하기 위해선 조금 더 세밀한 작전이 필요했다. 동물은 2D, 인물과 풍경은 3D라는 간단한 규칙으로 러닝타임 100분을 아우르니 꽤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인다. 적응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다. 여기에 간간이 집어넣은 애니메이션 효과는 그나마 오르던 몰입을 깬다.
시끌벅적한 볼거리에 비해 이야기는 단촐하다. 거짓말로 호텔에 입사한 ‘카일라’가 자신이 맡은 미션을 라이벌의 음모로 무산될 위기를 맞이했다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다시 성공시킨다는 공식을 밟는다. 제목은 ‘톰과 제리’지만 누가 봐도 카일라가 주인공이다.
‘톰’과 ‘제리’는 카일라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조력자’ 수준이다. 게다가 이 둘 사이 애증 섞인 사연까지 아우르며 이야기에 대한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낯선 시도에 흡인력 없는 이야기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그럼에도 캐릭터들은 귀엽다. 긴 속눈썹 깜빡이는 ‘제리’와 늘 당하는 ‘톰’은 대사 한 마디하지 않아도 보는 이가 조용히 미소짓게 한다. 24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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