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감시장비에 8번 찍혀도 몰랐다..경보음 무시·대책 재탕

신선민 2021. 2. 2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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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북한 남성이 동해 해안으로 올라온 과정을 조사했더니 군의 대응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감시장비에 포착돼도, 경보가 울려도, 군은 이걸 무시했고, 전수조사를 했다는데, 북한 남성이 통과한 배수로는 이번 사건이 난 뒤에야 존재를 알았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새벽, 바다를 헤엄쳐 남으로 넘어온 북한 남성.

합동참모본부의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해안 철책을 따라 걸으며 군 CCTV에 모두 8번 포착됐지만, 무사통과했습니다.

두 차례 군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경고등과 경보음도 울렸지만, 상황실의 감시병은 오작동일 거라고, 독자 판단했습니다.

당일 동해안의 세찬 바람 탓에 1분당 3회 넘게 경보가 울려대자, 늘 있는 오작동일 거라고 무시해 버린 겁니다.

[서욱/국방부 장관/어제, 국회 국방위원회 : "자주 뜨니까 아주 자세히 보면 보이지만 자세히 안 보면 특별한 문제가 없고 강풍에 그냥 뜨는 (경고) 팝업이려니 하고 내린 걸로..."]

시설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남성은 해안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과했는데, 군은 이런 배수로가 있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지난해 7월 강화도에서 배수로를 통한 월북 사건 이후 군은 모든 수문과 배수로를 조사해 보강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당시 이 부대는 배수로 점검을 완료했다고 보고했지만, 이번 사건 뒤에야 배수로 3개를 새로 찾아냈습니다.

장관이 고개를 숙인데 이어 군은 경계체계를 보완하고, 장비를 보강하고, 기강을 세우겠다고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환골 탈태'하겠다는 다짐까지도 경계 실패 때마다 반복된 것입니다.

경계가 뚫린 22사단은 지난해 철책 귀순, 2012년엔 노크 귀순으로 질타를 받은 곳인데, 일각에서는 책임 구역이 너무 넓은 구조적 원인도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채상우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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