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치외교' 선언.. 北·美 협상서 '인권' 테이블 오를 듯
미얀마 쿠데타 등 인권 핵심 의제
北인권 결의안 내달 23일 통과 전망
최종문 "북한 주민 인권 개선 노력"
美조야 트럼프 '톱다운' 방식 의문
北과 핵협상 주요 변수 작용할 듯
文정부 '평화프로세스' 영향 불가피
◆美 복귀한 유엔 인권이사회… 北 인권 주요 현안
22일(현지시간) 개막해 4주간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미국의 복귀’다. 일단 옵서버로 복귀하는 것이지만, 2018년 6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지 3년 만의 복귀로 미국이 다시 세계 각국의 인권 문제에 관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24일 기조연설이 예정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8일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의 탈퇴는 의미 있는 변화를 장려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권위주의적 의제를 가진 나라들이 유리하게 이용해 온 미국 리더십의 공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에선 특히 미얀마 쿠데타 상황, 코로나19로 인한 인권 침해 상황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선 다음달 10일 토마스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각국 정부 대표 간 협의에 이어 다음 날인 11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북한인권 보고서를 설명하는 회의가 예정돼 있다. 북한인권 결의안은 회의 마지막 날인 다음달 23일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선 인권 문제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주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조야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톱다운’ 협상을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돼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민주주의·인권 조정관을 신설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소외된 NSC의 인권 관여 기능을 새로 정립한 것으로, 향후 북핵 협상에서 인권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정박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2018년 한 토론회에서 “핵 프로그램 문제를 제기한다면 인권 이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대화 분위기 속에서 김 위원장을 모욕해 살얼음판을 깨트리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무부는 특히 지난 4일 트럼프 행정부 내내 공석이었던 북한인권특사를 다시 임명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는 데 전념하고 있고,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과 인권 유린에 대해 소리를 높이는 데 단결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북한의 지독한 인권 기록과 폐쇄된 국가(북한) 내 인권 존중을 촉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이 큰 틀에서 가치외교를 주창하고, 그 구체적 실현 과제로 인권을 내세우는 만큼 한국정부가 대북정책 측면에서 이를 미국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해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주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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