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생이냐, 1960년대생이냐.. 대선레이스 승자는? [황용호의 一筆揮之]
출생 연대별 대결 구도 눈길
64년생 이재명 여권주자 지지율 선두
52년생 이낙연, 이 지사 바짝 뒤쫓아
60년생 윤석열 야권 후보 선호도 1위
62년생 안철수·54년생 홍준표 추격전
역대 대통령 국회의원 출신
민주화 이후 예외없이 의정활동 경험
이 지사·윤 총장만 금배지 단 경력 없어
이 대표 당선 땐 호남출신 인사 두 번째
안 대표 출마 땐 삼수·홍 의원은 재수생
세계일보가 창간 32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8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32.5%), 윤석열 검찰총장(17.5%), 민주당 이낙연 대표(13.0%)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5.0%), 무소속 홍준표 의원(3.9%), 정세균 국무총리(2.8%), 오세훈 전 서울시장(2.7%),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0%), 유승민 전 의원(1.8%) 원희룡 제주도지사(1.8%)가 뒤를 이었다.
이 지사는 여론조사에서 여야 대선후보군에서 1위를, 윤 총장은 야권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지사는 1964년생, 윤 총장은 1960년생으로 둘 다 1960년대에 태어난 게 공통점이다.
여권은 이 대표, 야권은 안 대표와 홍 의원이 그 뒤를 쫓고 있는데, 이 대표는 1952년생, 안 대표는 1962년생, 홍 의원은 1954년생이다. 여권의 대선후보군인 정 총리(195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1958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1959년), 김두관 민주당 의원(1959년)도 1950년대생이다. 야권은 황교안 전 대표(1957년), 유승민 전 의원(1958년)이 1950년대생이다.
반면 여권은 이 지사 외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1966년), 이광재 민주당 의원(1965년)이, 야권은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1961년), 원희룡 지사(1964년), 김태호 의원(1962년)이 1960년대생이다.
올해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 지사가 다른 주자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 등 여권의 대선 열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 대표와 정 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제 도입 주장을 한목소리로 반대하며 협공하는 양상이다. 이 지사와 같은 586 출신 임 전 실장도 이 대표, 정 총리와 공동보조를 취하는 형국이다. 문재인정부의 전·현직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이 의기투합해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하며 친문(친문재인)과 사이가 벌어진 이 지사 흔들기에 나선 듯하다. 최근 일부 친문 의원이 경선 연기론을 제기하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 지사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야권은 여권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다. 야권의 대선 주자 중 선두를 차지하는 윤 총장이 정치권에 몸담고 있지 않고,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이 낮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면 대선 주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의 향후 거취는 야권의 대선 구도에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야권 일각에서 윤 총장에게 임기를 채우지 말고 중도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의 정치권 입문을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1987년 5년 대통령 단임제 실시 후 역대 대통령은 한 명도 예외 없이 국회를 거쳤다. 노태우 대통령은 12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각 9선과 6선을 지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나란히 재선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선 의원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활동했다.
현재 거론되는 여야 대선 주자 중 이 지사와 윤 총장은 국회의원 경력이 없다. 이 지사가 대선에 당선되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선출직 이력이 있으나 민주화 이후 국회 경험이 없는 첫 케이스다.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직업공무원 출신으로 선출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당선되는 첫 사례다.
전남 영광 출신 이 대표가 당선되면 여러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호남 출신 인사로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언론인 출신으로 대선에 첫 당선되는 영예를 안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후 DJ를 제외하곤 그동안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출신이 번갈아 가며 정권을 담당해 왔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지사가 권좌에 오르면 진보진영의 첫 TK 출신 대통령이다. 윤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는 충남 공주 태생이다. 안 대표는 부산, 홍 의원은 경남 창녕 출신이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단번에 청와대에 입성한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는 재수 또는 삼수, 사수 끝에 등극한 점이 눈에 띈다. 이 지사는 재수생이며, 이 대표는 첫 도전이다. 안 대표가 출마하면 삼수생, 홍 의원은 재수생이다.
1950년대생은 6·25전쟁 후 황폐화된 상황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랐고, 대학생 때는 1970년대 반(反)유신투쟁에 나선 세대다. 1960년대생은 경제성장에 따른 보릿고개 해소로 윗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시절을 유복하게 보냈고, 대학생 때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1950년대생과 1960년대생은 출생 시기와 성장 배경이 다르듯 이념과 가치 추구에도 차이가 있다. 차기 대선에서 1950년대생이 당선되면 문재인 대통령(1953년) 박근혜 전 대통령(1952년)에 이어 세 번째 대통령이 탄생하는 기록을 세운다. 반면 1960년대생이 권력을 잡으면 586세대가 첫 집권을 하는 의미가 있다. 여야를 떠나 1950년대생이 권력을 이어 가느냐, 586으로 세대교체 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역대 대통령, 연대별로 2명씩 배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연대별로 평균 2명의 대통령이 배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1,2,3대)은 1875년생이고, 그 뒤를 이은 윤보선 전 대통령(4대)은 1897년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5~9대)은 1917년생, 최규하 전 대통령(10대)은 1919년생이다. 전두환(11,12대), 노태우 전 대통령(13대)은 각각 1931년과 1932년생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14대)과 김대중 전 대통령(15대)은 1927년과 1926년에 각각 태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16대)은 1946년생, 이명박 전 대통령(17대)은 1941년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18대)과 문 대통령(19대)은 1950년대생이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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