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이웃 돕기 힘쓰던 부모 이름으로 2억 기부
60대 아들이 세상을 떠난 부모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성실하게 살아 나를 돕고 남도 돕자”는 생전 부모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3일 “전정숭(69) 자우버 대표가 지난 1995년 별세한 부친 전수종 옹(翁)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며 “전 옹이 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9년에도 2년 전 별세한 모친 박영자씨 이름으로 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대구에서 고인(故人)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경주에서 과수원을 운영했던 전씨 부모는 평소 자녀들에게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전씨는 “어머니는 손님을 빈손으로 보낸 적이 없었고, 항상 사과 한 봉지라도 쥐여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구두쇠 소리 들을 만큼 검소했지만, 남을 돕는 일에는 인색하지 않았다”며 “고향 마을 면사무소에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고 장학금 5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2008년 지인들이 사업 확장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내려 하자 “쌀로 보내달라”고 했고, 이 쌀을 모아 대구 수성구청에 기부했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안타까운 게 배 곯는 모습”이라면서 “꽃을 살 돈으로 쌀을 기부하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전씨는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 때 동사무소에 쌀 50~60포대를 기부한다고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2559명 중 전씨처럼 고인 이름으로 기부한 사례는 총 61명(2%)이다. 전씨는 “돈은 무덤까지 갖고 가는 게 아니다. 남을 돕다 보면 결국 복이 돌아온다”며 “나도 내 이름으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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