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00] 거짓말은 모든 죄악의 근본
거짓말을 하고 거짓에 귀 기울이는 자는 결국 자기 내부에서도, 자기 주위에서도 어떤 진실도 분간하지 못하게 되며, 자신은 물론 타인들도 존경하지 않게 됩니다.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 마음껏 즐기고 기분을 풀자니 음욕에 탐닉하여 결국 짐승과 다름없는 죄악의 소굴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끊임없는 거짓말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에서
K방역을 자랑하며 백신 무료 접종을 장담한 정부는 이에 필요한 예산 4조6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세금이 최소 20조, 최대 100조원 든다는 4차, 5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일상의 자유를 빼앗기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 성묘도 못 했고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 그런데 민주 투사가 죽었다며 수백 명이 모여 노제를 지냈다. 정계 인사들도 앞다투어 찾아갔지만, 장례식은 집회가 아니라며 제재하지 않았다.
백신은 안전하다면서도 최고 권력자가 실험 대상처럼 1호 접종자가 돼선 안 된다는 모순된 발언이 여당에서 나왔다. 코로나 경기 악화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감소’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며 자축하는 정권도 현실과 바람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1880년 발표한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원초적 탐욕만을 추구하며 살았던 표도르의 죽음과 그의 아들들에 얽힌 장대한 서사다. 표도르의 비도덕적 성품을 알아본 수도원 장로는 거짓말이 모든 죄악의 근본이라며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뒤늦게나마 조언을 새겨들었다면 부친 살해라는 비극적 사건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거짓말이 탄로 나 사퇴 요구까지 받은 대법원장은 사실과 다른 사과문을 내놓아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 서울과 부산의 전 시장들처럼 현 정권 관련자들의 성 추문이 많은 것도 당연해 보인다. 장로 말대로 거짓이 만연한 탓에 자정 능력을 잃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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