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한 김형영 작가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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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을 파먹었는데/ 아직도 허기가 진다"('시를 쓴다는 것' 부문)는 원로 시인 김형영(사진)은 숙환으로 저 세상으로 떠난 지난 15일, 평생 동안 쓴 시들 가운데 뽑아 묶어낸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투병 중 마지막까지 가다듬던 그의 시들은 아케론강을 외롭게 건너던 그에게 기꺼운 존재였을 것이다.
2005년 이후 시들엔 존재와 일상의 작고 소박한 '사태'에 곰삭아지는 그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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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에 홀려/ 떠돌다/ 떠돌다 넘어져/ 돌아보니/ 아이쿠머니나,/ 천지 사방이 여기였구나// 평생이 이 순간이구나”(‘화살시편 10-돌아보니’ 전문)
“남 칭찬하고/ 술 한잔 마시고,/ 많이는 아니고/ 조금, 마시고/ 취해서/ 비틀거리니/ 행복하구나./ 갈 길 몰라도/ 행복하구나.”(‘조금 취해서’ 전문)
전북 부안 출신으로 1966년 ‘문학춘추’ 신인상과 1967년 문공부 신인예술상을 받으며 등단한 그는 1973년 ‘침묵의 무늬’를 시작으로 시집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홀로 울게 하소서’, ‘화살시편’ 등을 펴냈다. 현대문학상, 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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