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계속 돈 풀어야"

박종원 2021. 2. 2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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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감안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작성한 서면 답변서에서 “미 경제가 연준의 고용률, 물가상승(인플레이션)률 목표에서 여전히 한참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규모 자산 매입을 통한 돈풀기 전략을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해당 정책을 “상당한 수준의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직 경제 회복 멀어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로 통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0~0.25% 사이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에 금리를 1~1.25%에서 현 수준으로 낮춘 이후 7번의 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은 1월 회의에서도 만장일치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한 월 120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도 계속하기로 했다.

파월은 일단 미 경제가 점차 나아진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백신 보급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현재 직면한 문제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지만 진행중인 백신 보급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경기 전망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보건 전문가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이달 91.3포인트로 2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달 실업률은 6.3%로 2020년 4월(14.8%)보다 크게 낮아졌다.

다만 그는 아직 "경제 회복이 고르지 못하고 완전한 회복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전체 경제활동과 마찬가지로 노동시장 개선 속도가 둔화됐다"면서 "지난해 봄 이후 노동시장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경제전망이 아직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통계 오류를 지적하고 실제 실업자가 10%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답변서에서 “연준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지금 힘든 시기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불안보다 경기회복이 중요
파월은 이날 답변에서 최근 세계 경제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1.4%로 연준이 경기회복의 기준으로 설정한 2%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앞으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률은 현재 연 2.2%로 2014년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 미 국채 가격은 조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돈이 더 풀린다는 우려와 돈 가치가 떨어진다는 전망 때문에 지난 19일 기준으로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월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일부 산업은 팬데믹에 따른 심각한 피해를 극복하지 못해 일부 가격은 특히나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단위 기준으로 보면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장기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 개선에 대해 "우리는 노동시장 개선만 가지고 돈풀기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2% 목표를 계속 추구한다고 밝혔다. 파월은 지난달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연준의 최우선 임무는 펜데믹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금융시장의 안정성 문제는 전반적으로 보통수준이다"고 밝혔다.

파월의 이번 상원 청문회 출석은 6개월마다 진행하는 정기 증언이다. 그는 24일에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며 23일 발언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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