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 의협에 쓴소리.."백신 접종 무기로 투쟁하는 건 문제"

김동환 2021. 2. 23. 23: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0.1% 때문에 99.9% 의사 명예 실추" 비판
"정부와 타협점 찾아가는 노력해야. '의사면허취소법' 받아들이는 게 맞아" 주문도
의협 대변인 "총파업·백신 접종 중단 결정안돼. 그런 상황이 안되도록 국회가 검토해주길"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회에서 강력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료법개정안 추진 중인 데 반발해 총파업까지 거론한 대한의사협회를 비판하면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직 의사의 쓴소리가 나왔다. 이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중대할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의협의 성명서 발표를 두고 “해서는 안 되는 일 아니었나 싶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 김대중 교수(사진)는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의협의 강경 대처와 관련해 “‘백신 접종에 협조하지 못하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의협의 성명서를 듣는 국민 대다수는 의사에 대해 실망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협이 교통사고를 면허 취소의 예로 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교통사고로 금고형이 나오려면 아마도 굉장한 중과실일 것”이라며 “중앙선을 침범했다든지 음주운전 등으로 피해자에 중증 장애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가해자가 의사를 버젓이 하고 있다면 끔찍한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일정 기간의 속죄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때문에 이런 교통사고를 사례로 든 것은 문제가 있다 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의료행위 중 일어난 과실로 처벌받았을 때는 면허가 취소되지 않도록 한 점을 들어 의사 업무의 특수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개정안을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게 의료사고로 인해 업무상 과실 치사상으로 처벌받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로 인정해 준 건 사실 굉장히 고마운 일이고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0.1% 때문에 99.9% 의사 명예를 실추하고 있다”며 “의협이 잘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협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서는 일종의 피해의식으로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의사들이 갖고 있던 기득권, 특권 등 이런 것들이 점점 사라지는 데 대한 불안감으로 비친다”며 “때문에 정부와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무기로 지금 투쟁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며 “‘접종을 하겠다, 안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전문가 단체라면 법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므로 변호사보다 더 강한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국민도 가능하면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의사를 원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사실 이번 법안 개정은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 앞을 한 시민이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가 지난 19일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이튿날 의협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은 성명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명한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나아가 “이 법안이 법제사법위에서 의결된다면 전국 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부연했다.

‘총파업’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백신 접종 장애’ 등 격한 발언을 쏟아내던 의협은 이후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커지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총파업이라든지 백신 접종 중단에 대해서 아직 협회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바 없다”며 “의료계 내부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저희도 이런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런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 국회가 다시 한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