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오래된 사랑.. '한국 4대 매화', 봄을 맞다

강구열 2021. 2. 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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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군자'(雪中君子)라 불린 매화에 대한 깊은 애정은 동양에서 아주 오래된 것이다.

겨울 추위를 이기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의 특성은 절개, 지조를 가춘 이상적 인간을 상징한다고 하여 큰 사랑을 받았다.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긴 해도 이제 곧 완연한 봄이 올 것임을 알 수 있는 요즘, 옛날의 많은 선비들이 그랬듯 탐매에 마음 들뜨고 있다면 국가 공인의 '4대 매화'를 염두에 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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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국의 ‘탐매도’
‘설중군자’(雪中君子)라 불린 매화에 대한 깊은 애정은 동양에서 아주 오래된 것이다. 겨울 추위를 이기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의 특성은 절개, 지조를 가춘 이상적 인간을 상징한다고 하여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겨울의 끝자락에 매화를 찾아나선 선비들이 있었다. 대표주자가 당나라 시인 맹호연이다. 마음이 많이 급했던지 맹호연이 찾은 산에는 눈이 아직 쌓여 있었다고 한다. 그의 에피소드는 ‘탐매도’(探梅圖) 제목의 그림을 낳았다. 선비가 나귀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추위를 뚫고 나아가는 도상이 전형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잠, 김명국, 심사정이 남긴 탐매도가 유명하다.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하긴 해도 이제 곧 완연한 봄이 올 것임을 알 수 있는 요즘, 옛날의 많은 선비들이 그랬듯 탐매에 마음 들뜨고 있다면 국가 공인의 ‘4대 매화’를 염두에 두어보자. 

문화재청은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들이 “2월말부터 3월 초까지 꽃망울과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문화재청이 ‘한국 4대 매화’라 지칭한 것은 ‘강릉 오죽헌 율곡매’, ‘구례 화엄사 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는 것이 4개 뿐이라 ‘4대 매화’라고 표현했다.  

율곡매는 강릉 오죽헌이 들어설 당시인 1400년경에 심어졌다고 하는데 신사임당, 율곡 이이 모자가 이 직접 가꾸었다고 한다. 신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의 이름을 ‘매창’(梅窓)으로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하였다. 신사임당이 태어날 당시부터 이미 상당히 굵었을 고목 매화를 보아온 추억을 살려 훗날 매화 그림으로 승화시켰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꽃 색깔이 연분홍인 홍매(紅梅)로 만개할 때면 향기가 퍼져 오죽헌을 감싼다.

화엄사 매화는 원래 4그루였으나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았다. 매화는 중국이 원산지로서 우리가 심어 가꾸는 대부분은 꽃이 예쁜 품종을 골라 접붙임으로 번식을 시킨다. 그러나 이 매화는 속칭 ‘들매화’로 사람이나 동물이 버린 씨앗이 싹이 터서 자란 나무로 짐작된다. 들매화는 꽃과 열매가 작지만, 꽃향기는 강하다. 
고불매
고불매는 진분홍의 꽃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은은하여 산사의 정취를 돋운다. 1947년 부처님의 원래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 고불총림을 결성하면서 고불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선암매
선암매는 고목으로 자란 백매와 홍매 2그루가 아름다운 모양을 갖추고 있어 유명하다. 고려 때 중건한 선암사 상량문에 바로 옆의 와룡송과 함께 매화 관련 기록이 남아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크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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