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줄 알았죠"..디지털 휴먼, 당신을 속이다

임영신,이용익 입력 2021. 2. 23. 22:33 수정 2021. 3. 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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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만난적 있나요..몰려오는 디지털 휴먼
AI 챗봇에 최신 CG기술 결합
온라인서 활약하는 가상인물
브랜드 홍보부터 컨설팅까지..
디지털휴먼 활용 'D 2 C' 시대
가트너 "올 전세계 기업 절반
앱보다 디지털 휴먼에 더 투자"
디지털 휴먼이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인공지능(AI) 챗봇과 최신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합쳐 만든 온라인 공간의 인물이다. 왼쪽부터 싱텔 디지털 휴먼 영업직원 스텔라, UBS 스위스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칼트, 뉴질랜드 경찰 소속 디지털 경찰 엘라, 디지털 휴먼 수면 코치 존 커완.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이 지난해 10월 팝업스토어로 꾸민 5세대(5G) 이동통신 무인 매장에 '특별 직원'을 채용했다. 아시아인 외모에 단발머리를 한 이 여성의 이름은 스텔라(Stella). 싱텔 직원 유니폼을 입고 매일 24시간 일하는 디지털 휴먼이다. 무인매장 키오스크에서 고객을 맞는다. 인공지능(AI) 두뇌를 가진 스텔라는 싱텔의 수십 가지 요금제부터 스마트폰 신제품까지 최신 정보를 줄줄이 꿰고 있다. 고객의 질문에 늘 친절하게 답한다. 휴대폰 이용 패턴을 그 자리에서 분석해 요금제도 추천해준다. 고객이 웃으면 미소를 보이고 언짢아하면 죄송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스텔라를 개발한 UNEEQ사의 대니 톰셋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휴먼은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며 "언택트(비대면) 쇼핑의 미래 모습"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디지털 휴먼이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AI 챗봇과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합쳐 만든 온라인 공간 인물이다. 과거 사이버 가수 '아담'은 반짝 관심을 받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다르다.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터까지 첨단 기술이 어우러져 사람 수준의 디지털 휴먼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종횡무진 활약하며 24시간 365일 지치지 않고 일한다.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무한대로 배치할 수 있고 감정 기복이 없는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런 통제 가능성 때문에 BMW, 보다폰, UBS, P&G, ANZ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디지털 휴먼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이 브랜드 홍보 모델부터 영업 직원, 이코노미스트, 컨설턴트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 사람과 협업하는 형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 보건 분야 상담사로 디지털 휴먼 직원 '플로런스(Florence)'를 투입했다. 게임 엔진 기업인 유니티코리아의 홍보 모델을 맡고 있는 디지털 휴먼 '수아'는 사람과 비슷한 존재를 볼 때 드는 어색한 느낌을 뜻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휴먼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수익도 내고 있다. 브라질계 19세 미국 가수로 설정된 '릴 미켈라(Lil Miquela)'는 폴로어 290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자신의 의류 브랜드 '클럽 404'를 론칭하는 등 지난해 1170만달러(약 13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디지털 휴먼과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고 이들을 통해 구매 활동을 하는 'D2C(Digital human to Consumer)'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선 LG전자가 올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가상 인간 '김래아'를 공개했고, 삼성도 가상 인간 '네온'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e스포츠 최정상 선수인 T1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디지털 휴먼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IT 업계는 현재 디지털 휴먼을 전 세계 10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키워드로 부상했고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디지털 휴먼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기업의 50%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보다 디지털 휴먼 같은 가상 비서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켓앤드마켓은 전 세계 대화형 AI 시장이 매년 평균 21.9%씩 성장해 2025년 139억달러(약 15조5300억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는 "디지털 휴먼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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